쿠팡 '아이템위너' 이어 '이츠'도 공정위로

2021-06-29 11:30:02 게재

상인·시민단체 "쿠팡이츠 약관, 점주들 일방적 불리"

"불공정약관이 '새우튀김 갑질' 등 근본원인"

공정위 "아이템위너 마무리 단계, 쿠팡이츠 검토"

쿠팡 아이템위너 시스템에 대한 불공정약관 심사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진행중인 가운데 쿠팡의 자회사인 배달대행업체 쿠팡이츠 약관의 불공정 여부도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쿠팡이츠 불공정약관심사 청구 기자회견│경제민주화실현전국네트워크, 골목상권협의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28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새우튀김 갑질 방조'한 쿠팡이츠의 불공정약관심사 청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28일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7개 단체는 이른바 '새우튀김 갑질 사건'의 근본 원인이 쿠팡이츠의 약관에 있다고 보고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심사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쿠팡이츠에게는 불공정 문제 시정을 위한 대화 참여를 요청했다. 앞서 서울의 한 분식집 주인은 "새우튀김 3개 중 1개의 색깔이 이상하니 환불해달라"는 고객의 민원과 관련해 쿠팡이츠 고객센터와 통화하던 중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끝내 숨졌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들이 공개한 쿠팡이츠 약관(쿠팡이츠 서비스 이용 약관 - 판매자용)을 보면, 쿠팡이츠는 주의·경고·광고중단·계약 해지 등의 조처를 할 수 있는 사유로 △고객의 평가가 현저히 낮다고 회사가 판단하는 경우 △고객으로부터 민원이 빈발해 판매자로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회사, 고객 및 기타 제3자의 명예를 손상시키거나 업무를 방해하는 경우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은 이같은 약관이 자영업자에게는 불리하고 쿠팡이츠에게는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계약해지 등 이용제한은 계약 당사자에게 중대한 영향을 끼치기에 불가피한 경우로 한정하고, 사유가 명확하고 구체적이며 타당성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쿠팡이츠 약관은 계약 해지 및 이용 제한 사유가 포괄적·추상적이고, 점주의 소명 및 이의제기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계약해지가 가능한 데다 회사 과실에 대한 면책 조항까지 담겨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약관을 보면 '현저히 낮은'이라는 추상적 표현이 사용됐고, '민원이 빈발'과 같은 자의적인 판단 우려가 있는 표현이 있는가 하면, 판단 주체를 쿠팡이츠로 한정했다"면서 "제3자 범위에 대한 해석 역시 자의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등 서비스 이용계약과 무관한 사유를 포함하고 있어 점주들의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공정위에 쿠팡이츠 약관 심사를 청구하며 "약관 상 쿠팡이츠가 일방적으로 유리해 점주는 고객들의 무리한 환불 요청 등 부당한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고 이는 쿠팡이츠 등 배달앱의 성장을 위해 점주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공정위가 조속하고 엄정한 심사로 쿠팡이츠 판매자용 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승미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정책위원은 "점주들이 계약 해지나 이용 정지 사유를 알고 예측할 수 있어야 하는데, 쿠팡이츠 약관은 사측이 자의적 판단을 통해 점주를 통제할 수 있게 돼 있다"며 "공정위가 심사를 통해 점주들의 계약상 불이익 상태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정위의 불공정약관 심사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은정 참여연대 간사는 28일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쿠팡 관련 불공정약관 심사는 이번 건 외에도 아이템위너 관련 건도 공정위에 청구돼 있다"면서 "판매자들과 법무법인이 신청한 건인데 공정위에서 심사한 지 1년이 다 되어가도록 별다른 답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위에서 좀 더 신속하게 불공정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해 7월 법무법인 오킴스는 쿠팡의 아이템위너 정책(같은 상품을 싸게 파는 판매자를 위너로 선정하고 기존 판매자의 상품명이나 대표 이미지, 후기, 상품문의 등을 몰아주는 것)이 판매자들이 가지고 있는 저작권을 약관이라는 형태로 포기하도록 강제한다고 보고, 공정위에 불공정약관심사청구를 한 바 있다. 이 정책의 피해자는 판매자뿐만이 아니었다. 특정 제품의 고객반응이 좋을 경우 다른 사업들이 비슷한 제품을 들여와 가격을 낮추면서 위너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데, 실제 상품의 질은 그보다 떨어지는 경우 소비자들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법무법인 오킴스는 공정위 심사청구와 함께 쿠팡을 상대로 집단소송도 진행중이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아이템위너 관련한 심사는 마무리 단계"라면서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아이템위너와 관련해 법무법인 오킴스가 청구한 건 외에 5월 참여연대가 재차 청구한 건에 대해서는 "오킴스가 청구한 내용과 참여연대가 청구한 내용이 겹치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어서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28일 접수된 쿠팡이츠 건에 대해서는 "접수한 내용이 담당과로 이관되면 심사 여부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선·성홍식 기자 egoh@naeil.com
김형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