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청년창업 관리 '엉망' … 260억 어디로
창업과 폐업 관리 전혀 안돼
창업 통계 숫자 정확치 않아
전남도가 청년창업을 위해 해마다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고도 사후관리를 전혀 안 하고 있다. 게다가 실효성이 의문인 사업이 많아 실태파악과 함께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예산 지원하면 '끝' = 전남도 청년창업 자료에 따르면 도는 최근 5년간 (2016년~2021년) 청년창업을 위해 68개 사업에 모두 259억7800만원을 쏟아 부었다. 이 자금으로 670개 업체가 생겼다. 올해도 '전남 으뜸창업 플랫폼' 운영 등 18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실과별로는 중소벤처기업과 5개, 일자리경제과 4개, 농업기술원 7개 등이다. 여기에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 등 출자·출연기관까지 합하면 사업규모가 훨씬 늘어난다.
하지만 창업 숫자가 부정확하다. 실례로 창직 전문가 양성사업(50명) 등에 참여한 인원 전체를 창업에 모두 포함시켰다. 창직은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자기 주도로 기존에는 없는 직업이나 직종을 만드는 창업 활동을 말한다. 해양수산과학원에서 하는 농촌어촌 정착지원(103개 창업)사업도 청년 창업에 반영했다. 이 사업으로 3년간 244개 청년창업이 이뤄졌다고 자료에 포함했다. 농업기술원은 농촌 청년사업가 양성사업 등 5개 사업을 추진했지만 창업 숫자마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예산이 나가면 5년 정도 사후관리를 하고 있다"면서도 "통계는 찾아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사업 실효성도 의문이다. 대학벤처동아리 육성사업이 대표적 사례다. 올해도 이 사업에 순천대 등 9개 대학 30개 동아리가 참여했다. 여기에 투입된 전체 예산이 1억2600만원으로 각 동아리 별로 420만원에 불과했다.
더 큰 문제는 1년 이상 운영 업체와 폐업 업체 등이 전혀 관리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맞춤형 지원이 아예 없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전남도는 청년창업 생태계 조성과 기반 확충 등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고 있다는 홍보에만 열중이다. 청년 글로벌 셀러 사업에 참여한 강 모씨는 "예산지원 후 관리가 전혀 안 돼 아쉬웠다"면서 "기업 연차에 맞는 지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총괄부서도 없어 = 청년창업은 전남도 목표인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과 맞물린 핵심사업이다. 이 때문에 여러 실국에서 청년 창업과 관련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청년창업을 총괄하는 부서가 없다. 인구청년정책관이 있지만 청년창업과 관련된 업무를 맡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자료 취합과 분석, 단계별 지원정책 없이 해마다 예산만 지원하는 사업을 반복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여러 사업이 실국에 흩어져 있다"면서 "이로 인해 실태 파악이 전혀 안 되고 있는 게 맞다"고 말했다.
사후관리가 안 되면서 창업 자금을 받기 위해 회사명을 바꿔 사업을 신청하는 사례가 많다는 일명 먹튀 소문마저 나오고 있다. 우승희 전남도의원(영암)은 이에 대해 "그동안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고도 사후관리가 안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면서 "총괄부서를 만들어 기업 연차에 맞는 맞춤형 지원이 이뤄져야 청년 창업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정책 변화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