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신용평가 핵심 '실적유지·리스크 관리'
거래둔화·금리상승 속도 관건
중소형사 신용등급 상향 조정
◆완만한 금리상승 시 영향 제한적 = 한국신용평가는 20일 열린 온라인 세미나에서 "하반기 추가적인 금리상승이 예상되지만, 여전히 금리가 낮은 수준임을 감안할 때 증권업 영업이익은 호조를 이어가면서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 상반기 증권업은 주가지수 최고치 경신 등 주식시장 강세와 거래대금 증가, 자기매매와 투자중개부문 이익 증가로 역대 최고 수준의 영업실적을 달성했다.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호조, IPO(기업공개) 시장 활황 등에 힘입어 IB부문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거래대금은 다소 둔화되더라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증권사들의 영업실적은 우수한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우 한신평 연구원은 "투자중개부문 거래대금은 감소세이지만 지난해 이전보다는 2배 이상의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며 "IB부문 실적 호조와 백신 보급으로 해외대체투자 영업 재개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연간으로는 우수한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영향은 피할 수 없다. 통상 금리가 오를 경우 직접적으로는 채권운용이익이 줄어들고, 간접적으로는 유동성 축소로 제반 영업환경에 부정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연구원은 "시장이 예측 가능한 완만한 금리 상승 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작년 4분기와 올해 1분기 헤지 손익을 포함한 증권사들의 채권운용손실 규모는 2000억원 이하로 이자이익 내에서 흡수 가능한 수준"이라며 평가했다.
◆해외대체투자 부실위험 주의 = 다만 해외대체투자 등 위험 익스포져(위험노출액) 건전성, 위험인수기조 변화 점검은 필요하다. 해외대체투자 대규모 부실 발생,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등 리스크관리 실패가 다시 발생할 경우에는 신용도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형사의 해외대체투자 중심으로 부실위험이 증가하며 요주의이하비율이 상승했다. 대형증권사들은 대출채권 부실 및 펀드 손상차손 발생 등으로 인해 대손 및 영업외비용이 증가했다. 작년 말 대형사의 해외대체투자규모는 19조원이며, 업체별 익스포져 구성에 따라 추가적인 손상 가능성이 있다. 업계 전반적으로 위험익스포져 감축 등 리스크관리 기조 이어지고 있고 우호적 업황에 힘입어 과도한 위험인수 영업 자제하고 있지만, 업황 하강 시 위험인수 확대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안나영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올해 3월말 기준 일반증권사 우발채무 중, 부동산 및 해외대체자산 비중은 76%로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대부분의 일반증권사가 PF 금융주선 및 신용공여 중심의 IB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분양개시 이후 상당기간이 소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분양률이 엑시트 분양률에 미달하는 PF사업장 비중이 상당하고, 일부 증권사들은 해외대체자산 관련 미매각 익스포저도 부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분양률이 미진한 사업장의 누적적 증가로 우발채무 관련 신용위험은 높은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자본확충 중소형사 주목 = 중소형 증권사들은 신용평가가 상향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신평은 중소형 증권사에 대해 사업 기반 확대 및 사업 안정성이 제고된 곳을 위주로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을 밝혔다. IBK투자증권(A+/긍정적)은 확충된 자본의 활용 여부를, 유안타증권(A+/긍정적)은 우수한 리스크 관리 기조 속에서 사업 기반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지를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부터 활발하게 진행된 유상증자에 주목했다.
안 연구원은 "2020년 이후 자기자본 규모 1조원 미만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유상증자 및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통한 자본 확충은 주주 투자수익률 제고를 목적으로 진행됐다"며 "자본력 확대를 통한 PF 투자여력 확대, 신용도 상향을 통한 영업력 강화 등 투하자본 효익 제고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