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재 감초, 호흡기 질병 치료제 가능성
2021-07-21 12:33:37 게재
경희대 장형진 교수 연구팀
경희대 한의대 장형진 교수 연구팀은 한약 소재 천연물인 '감초'에서 '간카오닌 N'이란 물질의 항염증 효과와 작동 원리를 최초로 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특히 코로나19 등 중증 호흡기 증후군과 유사한 급성 폐렴 세포 모델에서 간카오닌 N의 항염증 효과를 검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간카오닌 N은 급성 폐렴 모델에서 'MAPK'와 'NF-κB' 신호 경로를 비활성화해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 교수가 교신저자, 생화학교실 박사과정 고현민 학생이 1저자로 참여한 연구 논문은 국제 학술지 '파마슈틱스'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한의학에서 감초는 기관지염, 피부염 치료에 처방되는 한약재다. 최근에는 천식 항염증 항당뇨 등 다양한 질병에도 쓰이고 있다. 하지만 감초의 성분 중 프레닐플라보노이드 계열 간카오닌 N 성분의 효능 관련 연구는 부족했다.
장 교수 연구팀이 이번 연구로 간카오닌 N 성분의 항염증 효과를 입증함으로써 감초가 호흡기 관련 질병 치료제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현재 미세먼지, 코로나19로 인한 호흡기 질병과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호흡기 관련 질병에는 스테로이드 계열 소염제가 사용된다. 하지만 스테로이드 계열 소염제는 위장장애나 당뇨, 고혈당 등 각종 부작용이 있다. 이 때문에 호흡기 질환의 유행으로 부작용이 적은 치료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왔다.
장 교수 연구팀은 2019년 미세먼지에 의한 폐의 염증 증상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를 수행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 상황이 발생했고, 연구팀은 치료제로서 더 넓게 활용할 수 있는 성분 연구도 진행했다. 연구팀은 치료 후보물질을 활용한 연구를 추가로 수행할 계획이다.
장 교수는 "한의과대학 생화학교실에서 간카오닌 N의 항염증 효과를 동물 실험에 적용해 연구하고 있으며 임상까지 진행해 상위 연구 결과를 내면 좋겠다"며 "치료에 활용할 근거를 만드는 한의학의 '과학화' 단계를 거쳐 해외에서도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세계화'까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 주저자인 고현민 학생은 "앞으로도 대학원에서 발굴되지 않은 한약소재 천연물을 실험해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연구를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장 교수 연구팀은 앞으로 호흡기 질병에 효과를 보이는 한약재를 계속 발굴하고, 당뇨와 비만에 효과를 보인 한약재를 선별하는 등의 연구를 계속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이번 연구에서 검증한 감초 성분을 바탕으로 10년 정도 걸리는 치료제 개발 전 건강기능식품도 개발할 계획을 밝혔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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