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밥 일 꿈'과 IT기업의 성장통 해법
올해 4월 한 취업포탈사이트는 구직자가 입사하고 싶어하는 기업 리스트를 발표한 적이 있다. 대체로 IT기업이 강세를 보였는데 카카오가 1위, 삼성전자가 2위, 네이버가 3위였다. 해당 기업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첫번째가 '회사 비전, 성장 가능성'이었고, 두번째는 '정년보장' 등 안정성이었으며, 세번째가 '높은 연봉'이었다. 결국 일 하려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직장은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어야 하고, 안정적인 일자리가 보장되어야 하며, 밥벌이 또한 최고 수준이어야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밥 일 꿈'이 보장되는 기업이 좋은 직장이다.
기술력은 최첨단, 기업문화는 퇴보
입사 선호기업 리스트 발표 후 한달도 지나지 않은 5월 25일, 최고의 IT기업인 네이버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원인으로 직원의 극단적 선택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을 조사해온 고용노동부는 7월 27일 "네이버에서 사망한 노동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이 있었고 신고채널을 부실 운영했으며, 신고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가 있었음을 확인하고 사법처리 절차를 밟기로 했다"는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
성남시에는 네이버를 포함 넥슨 아프리카TV NC소프트 안랩 등 굴지의 IT기업들이 즐비하다. 2020년 기준으로 판교테크노밸리에는 1259개 기업에 약 7만명이 근무하고 있다. 구성원으로 30대(45.09%)가 가장 많고 40대(27.43%), 20대(18.95%) 순이다. 그만큼 역동적이고 남다른 기술력을 가진 IT전문인력이 모여있는 것이다.
그런데 유독 IT기업에서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단기간 압축성장에 따른 조직 비대화에 비해 이를 뒷받침해야 할 인사 조직 노무관리 노사관계 등 전반적 기업문화는 제자리걸음이거나 오히려 퇴보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올해 성남시가 야심차게 시행 중인 '일하는 시민을 위한 조례'에는 직장 내 괴롭힘 대책이 없어 보인다. 네이버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직후인 5월 31일 성남시 노동권익위원회가 출범했지만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기능과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없다. 성남시의 주요 산업 기반인 IT기업의 직장 내 괴롭힘 문제는 결국 성남 시민의 문제다. 시 차원의 관심과 지원, 예방과 감독, 갈등 해결을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밥 일 꿈'과 최고의 직장 만들기
사건이 발생한 지 두달이 지났음에도 네이버 문제는 아직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노동조합을 비롯한 직원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네이버가 최고의 기술력과 혁신 아이디어가 있는 일류 기업일지 몰라도 노사관계와 노동존중 문화는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석탑출판사에서 발행한 '밥 일 꿈'이라는 책에서는 사원주주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사원주주형 자주관리경영시스템은 소유·경영·노동을 통일하고 사람·시간·일을 통일함으로써 기업정보를 차단하는 대신 투명경영을 실현하고 사주의 무제한 권력에서 벗어나 책임경영을 실현할 수 있다. 노동과 경영이 분리되면 노사갈등이 일어나기 쉬워 경쟁력이 떨어지므로 노사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가장 우월한 시스템이다."
급속한 성장으로 성장통을 겪고 있는 국내 IT기업들이 좋은 직장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밥 일 꿈'은 잘 시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