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소매유통·정유업, 팬데믹 해소 이후에도 '부정적'

2021-08-04 11:37:51 게재

디지털·클라우드 강세로 수요기반 약화

통신·반도체·물류산업 양호한 실적 유지

코로나19 팬데믹이 해소된 이후에도 영화관·소매유통·정유산업 등은 수요기반 약화로 산업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반면 통신·반도체·택배·음식료 업종은 팬데믹 해소 이후에도 산업구조가 긍정적 방향으로 바뀌며 양호한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4일 한국기업평가가 개최한 '코로나19 장기화, 산업별 신용도 이슈와 방향성 점검' 웹 세미나에서 송수범 한기평 평가기준실 전문위원은 "현재 팬데믹으로 부진을 겪고 있는 영화관, 소매 유통, 정유, 민자발전 업종은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도 산업구조가 부정적으로 변화할 것"이라며 "코로나로 타격을 받은 수요기반이 복구되지 않고 있어 올해도 큰 폭의 실적 부진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영화관의 경우 수년 전부터 넷플릭스와 같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이 산업을 잠식한 가운데 팬데믹 상황이 트렌드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팬데믹 해소 이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대체 영화관람 플랫폼으로서 OTT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가운데, 컨텐츠를 제공하는 영화 제작사들의 교섭력도 점진적으로 강화되는 추세임을 감안하면, 코로나19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단기적 실적저하에서 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승범 한기평 선임연구원은 "영화관산업이 직면한 주요 이슈는 OTT의 영향력 강화에 따른 경쟁심화 외에도 영화제작사들의 교섭력 강화 등의 구조적인 변화, 백신보급의 속도, 티켓가격 인상의 영향 등이 있다"고 말했다.

소매유통업 또한 온라인 구매 트렌드 확산으로 업계의 온라인투자 부담과 경쟁심화가 우려된다. 소매유통업이 직면한 주요 이슈는 코로나19로 가속화된 산업의 구조적 변화다. 팬데믹 해소 이후에도 온라인 구매 비중은 더욱 상승할 것이고 저마진 경쟁 심화 가능성 등은 신용도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한승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온라인 시장의 재편 가능성 확대 하에서 기존 유통업체들의 대응방안에 귀추가 주목된다"며 "쿠팡 상장과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 등으로 온라인 시장구도 재편 가능성이 확대되고, 온라인 시장의 저마진 경쟁도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유업은 팬데믹 완화 시점에 석유제품 수요가 회복될 전망이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환경 이슈 등으로 수송 및 발전용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최주욱 한기평 평가전문위원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전기차가 부각되고 있는 점은 이익기여도가 높은 수송용제품의 수요를 약화시킬 수 있어 중기적으로 부정적 요인"이라며 "탄소중립정책을 포괄하는 ESG 이슈는 정유업에 부정적이다"라고 말했다.

민자발전 역시 환경 이슈 등으로 중장기적으로 신재생발전 대비 중요성과 수요가 감소하며 실적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통신서비스, 반도체·디스플레이, 음식료, 물류(택배) 등은 팬데믹 이후 산업구조가 더욱더 탄탄해질 전망이다.

송 전문위원은 "코로나의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통신서비스, 반도체·디스플레이, 음식료, 물류(택배) 등은 올해도 양호한 실적을 유지할 것"이라며 "통신 서비스와 반도체는 팬데믹 상황에서 디지털화와 클라우드화 추세가 빨라졌으며 팬더믹 해소 이후에도 수요 기반이 구조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판단했다. 음식료와 물류 택배의 경우 온라인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견조한 수요 기반이 계속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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