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2분기 실적 감소 … 하반기 전망 더 어둡다
거래대금 축소·수수료 수익 감소
금리인상에 채권평가 손실 불가피
◆1분기 대비 실적 21% 감소 =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7개사의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1분기 보다 21.0%, 15.4% 줄어들어 들었다. 2분기에 더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증권사들도 2곳 있어 포함하면 순이익 감소율은 -11.2%로 폭이 줄어든다.
2분기 영업이익이 가장 크게 감소한 곳은 34.0%의 감소세를 기록한 한국투자증권이었다. KB증권과 키움증권의 영업이익은 1분기 보다 29.7% 줄었고, 삼성증권은 23.1%, 메리츠증권 15.7% 줄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순이익 또한 33.8%, KB증권은 30.5% 감소했다. 키움증권은 29% 감소가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영업이익은 1분기 대비 13.8% 감소, 순이익은 3480억원으로 19.5% 증가가 예상된다. 보유하고 있던 디디추싱 비상장 주식이 6월 30일자로 상장함에 따라 대규모 평가이익이 반영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1분기보다도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다. NH투자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은 3930억원, 순이익은 270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5% 증가했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영업이익은 1807억원으로 1분기 대비 55.3% 증가했고 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1.8% 오른 1392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2분기 증권사 수익성 감소 원인으로 거래대금 감소를 꼽았다.
2분기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27조원으로 전 분기 대비 18.9% 감소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7.68%, 7.71% 상승했지만 1분기 상승폭에는 미치지 못했고, 거래규모가 줄었다. ELS(주가연계증권)조기상환은 19.0% 감소, 신규 발행은 10.6% 축소됐다. 시장 금리 상승으로 채권평가손실도 일부 반영됐다. 연초 IB 부문의 배당금·분배금 수익이 상당 부분 소멸되었으며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사모펀드 관련 충당금도 적립했다.
◆거래대금 감소는 불안 요인 = 증권사들의 이익 감소 추세는 3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식거래대금 감소는 3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시장을 다 합한 7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26조원으로 떨어졌고 8월 들어서는 22조7000억원대로 더 축소됐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다는 점도 증시엔 악재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은 유동성이 확대될 때 유리한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또 기준금리 인상 추세 중에 크게 조정 받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당장 과거와 같이 수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업종의 대세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호실적의 직접적인 기폭제였던 완화적인 통화정책마저 종료를 앞두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정 연구원은 "최근 거래대금 감소는 이미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예측을 반영하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 당선 및 백신 보급에 대한 기대가 강했던 지난 4분기를 제외하면 시장금리는 거래대금과 역행하는 성격을 보여 왔고 3분기부터는 전년 동기대비 거래대금 감소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증권업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는 이유는 거래대금과 증시, 부동산에 하방압력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거래대금은 브로커리지(수수료)에, 증시는 브로커리지(신용공여)와트레이딩에, 부동산은 IB와 관련되어있기 때문에 모든 사업부문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금리 인상은 시장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며 채권을 운용하는 증권사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확대로 단기채권 중심의 금리 상승이 현실화됐다"며 "증권사들의 채권평가손실 노출은 일정부분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