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주택·공항개발·학품아' … 아파트 공급 경연장 된 대선토론
민주당 대선주자들, '부동산 민심' 겨냥 공급대책
이재명 기본시리즈에 '궁예' '놀부' '삽질' 집단견제
김두관 자원봉사자 확진 … 경선주자 일정 일시 중단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대대적인 아파트 공급대책을 내놓고 공방을 벌였다. 공공임대 성격의 기본주택, 김포·서울공항 개발, 학교건물 위에 아파트를 두는 학교를 품은 아파트(학품아) 등이 등장했다. 여권의 정권재창출을 위협하는 1순위 요인으로 꼽히는 부동산 민심을 겨냥한 자구책이면서 경쟁주자에 대한 견제 차원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정권 운영의 파트너로 지목하면서도 경기도 재난지원금 정책과 인성 등을 비판하는 집단견제도 나타났다.
◆기본주택·공항개발 공급대책 = 17일 오후 채널A 주최로 열린 민주당 대선경선 토론회에서 이재명 경기지사는 기본주택 100만호를 포함한 250만호 공급대책을 제시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성남 서울공항을 이전하고 주변 고도제한을 완화해 7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박용진 의원은 김포공항을 인천공항에 통합하고 20만호를 공급하는 방안을 내놨다. 정세균 전 총리는 학교 건물 6층부터 아파트를 넣는 '학품아'를 제안했다. 경쟁주자들의 견제가 이어졌다.
박용진 의원은 이 지사의 기본주택 방안에 대해 "이 지사의 기본주택은 대부분 임대료 내는 공공임대정책인데 내집마련 원하는 국민, 자산화 원하는 국민에 대한 배려 없다"며 "집 없는 사람 다 월세로 살라는 것이냐"고 받았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기본주택 재원대책을 비판하며 "매년 44조원씩 총 220조원을 조달하겠다는데 그러려면 이명박식 4대강 사업을 한 10번쯤 삽질해야 가능한 것"이라며 "재원대책이 매우 허구적이다. 토지를 연필처럼 나눠주겠다는 것이냐"고 했다.
이재명 지사는 이낙연 전 대표의 서울공항 개발 공약에 대해 "부동산 투기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위치를 미리 알려주면 LH 사태처럼 투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미애 전 장관도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 땅에서 공항을 이전해달라는 투기 세력의 민원을 제일 먼저 들어주게 되는 것"이라고 가세했다.
◆경기도 재난지원금·인사 논란 = 부동산 대책을 놓고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에게 화살이 집중된 반면, 자유토론에서는 이 지사에 대한 집단견제가 재연됐다. 정세균 전 총리는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을 두고 "보은성 인사, 지사 찬스"라며 공세를 취했다. 이 지사는 이날 "그 분에 은혜를 준 것이 없어서 보은성 인사가 아니다"라며 "추천위원회에서 3배수로 올라온 후 제가 한 것"이라며 "도의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그것을 보고 국민과 도민 여론을 봐서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김두관 의원은 이 지사에게 "놀부가를 들어봤느냐. 두 손에 떡 들고 가난뱅이를등친다는 노래"라며 "이 지사는 한 손에는 경선 후보, 한 손에는 경기도지사를 들고 잔치하는 놀부 모습이다. 이번 인사 논란도 도지사직을 갖고 있어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경기도가 도민 전체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을 겨냥했다. 그는 "경기도는 재난지원금을 12%의 부자에게도 주기 위해 4151억원을 쓰기로 했다. 그 돈은 결식아동 10만명에게 1만원짜리 식사를 140일간 3끼 제공할 수 있는 돈이다. 그 돈을 그렇게 쓰는 게 정의롭다고 생각하냐"고 따져 물었다.
경쟁주자들의 잇단 견제에 이 지사는 자신의 주요 정책을 소개하며 견해를 묻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디지털 성범죄대책, 여성 청소년 생리대 무상지급, 스토킹 처벌법 개정 등을 강조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각 후보에 묻는 방식이었다.
◆정책 맞짱토론 성사되나 = 이같은 흐름은 향해 진행되는 민주당 경선토론에서 반복될 공산이 크다. 특히 민주당은 대선주자간 일대일 토론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자들의 잇단 요구와 정책검증의 필요성 등이 공감을 얻은 영향이다. 이재명 지사 캠프에서도 정책검증 토론회에 대해 긍정적 입장이다. 이 지사 캠프의 우원식 선대위원장은 SNS에 "당내 몇몇 의원들께서 기본소득제도 등과 관련한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면서 "후보들이 직접 방송에서 토론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토론회 이후인 18일 김두관 의원 캠프의 자원봉사자가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아 민주당 대선주자 일정이 일시 중단됐다. 전날 김 의원이 함께 한 토론회에 참석했던 민주당 주자 모두 18일 일정을 취소하고 진단검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