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시대 내집마련 AI 추천받고 메타버스로 확인

2021-08-23 11:02:17 게재

'프롭테크' 비약적 성장 … 관련기업 3년간 10배 이상 늘어

고향인 강릉에서 은퇴 후 생활을 계획 중인 박정미(58)씨는 최근 컴퓨터로 사이버 견본주택(모델하우스) 둘러보는 재미에 빠졌다. 분양 예정지 근처 실물 견본주택을 가보기도 했지만 사이버 견본주택을 통해 보는 것이 더 다양하기 때문이다.

현재 살고 있는 용인에서 서울 서대문으로 이사를 준비하고 있는 주부 강현주(37)씨는 틈만 나면 스마트폰 부동산 앱을 본다. 부동산중개 앱에서 제공하는 3차원(D) 정보가 너무 다채롭고 세밀해서 조금은 놀라기도 한다.


박씨와 강씨처럼 스마트폰 앱이나 인터넷을 통해 부동산 정보를 얻는 것이 일상화된 지 오래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소비 확산은 부동산시장과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동산에 IT기술을 더한 프롭테크 서비스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롯데건설 사이버모델하우스, 직방 3차원 단지투어, 토 지 건물 실거래 데이터를 그대로 지도상에 보여주는 밸류랩. 출처 : 인터넷 홈페이지, 스마트폰 앱 캡쳐


◆코로나19로 부동산산업 변화 = 부동산은 대표적인 공급자 중심 시장이었기 때문에 디지털 전환 추세에도 변화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매물을 직접 확인·경험하며 대면으로 이루어지던 부동산 업계도 위기에 직면했다.

이에 부동산 업계는 인공지능(AI)기술을 통해 맞춤형 부동산 정보를 온라인 플랫폼에서 제공하거나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사물인터넷(IoT) 등을 적극 활용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이처럼 부동산(Property)에 정보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것이 프롭테크(Proptech)다.

프롭테크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부동산중개 서비스다. 네이버 부동산이나 스마트폰 앱 '다방'이 대표적인 부동산중개 서비스다. 집이든 건물이든 이제 부동산을 사려면 스마트폰 앱이나 인터넷에 가면 모든 정보가 있다. 매물, 실거래가, 거래량, 주변상권, 편의시설 등부동산에 대한 거의 모든 정보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3D로 단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물론이고 VR·AR을 통해 현장에 온 것 같은 경험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제는 실제 중개업소를 거치지 않고 매물 확인부터 계약까지 온라인으로 부동산 거래에 필요한 모든 업무를 할 수 있다.

◆프롭테크 산업 폭발적 성장 = 한국프롭테크포럼에 따르면 국내 프롭테크산업은 2017년 이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2016년 국내 프롭테크 기업들이 받은 투자금액은 472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7년 1380억원, 2018년 1717억원, 2019년 6179억원 등으로 큰 폭의 투자가 이뤄지면서 산업규모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올 5월까지 프롭테크 스타트업 누적 투자 유치금액은 1조6914억원(108개사 기준)에 달한다.

기업 숫자도 크게 증가했다. 2018년 11월 26개에 불과했던 프롭테크포럼 참여사는 올해 7월 기준 275개사까지 늘었다. 3년도 안되는 기간에 10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대형 건설사와 KT SK텔레콤 등 통신업체들까지 프롭테크 산업을 주목하고 포럼에 참여했다.

◆부동산산업 혁신 가속화 = 프롭테크 발전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라 평가받는 부동산산업을 혁신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형 건설사들이 프롭테크 기업과 손잡고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대표적인 부동산중개플랫폼 다방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각 사가 보유한 역량과 인프라를 연계해 △프롭테크 사업 추진 및 경쟁력 강화 △오프라인 디지털 갤러리와 메타버스를 활용한 공간 개발 △분양 광고 디지털 마케팅 강화 △프롭테크 활성화 협력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직방은 자체 개발한 가상공간인 '메타폴리스'에 3D 모델하우스를 만들어 관람하고 분양사무소에서 상담사와 대화를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고객들이 더욱 편리하게 모델하우스를 관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앞서 직방은 2D 이미지로만 제공되던 매물의 내부 모습을 3D VR 기술을 접목해 업계 최초로 VR 영상으로 보여주는 'VR홈투어 서비스'를 출시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부동산서비스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통해 프롭테크를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부동산 서비스 산업 부가가치를 30% 확대하고 관련 일자리를 20%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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