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플랫폼, 공공성 저해 우려"

2021-08-25 12:03:48 게재

법무부, 로톡 합법이지만 법률서비스 질 하락 염려

변협, 공정위 고발 … 로톡 "허위사실 유포 멈춰라"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종엽 변호사)와 법률플랫폼인 로톡 간의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법무부가 24일 "로톡은 광고형 플랫폼으로 법적 문제는 없지만 장기적으로 변호사제도의 공공성 저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변협은 이날 로톡을 운영하고 있는 로앤컴퍼니를 전자상거래법·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했다. 이에 로앤컴퍼니 측은 "변협이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이강섭 법제처장(왼쪽부터), 김상환 법원행정처장, 박범계 법무장관, 박종문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강민아 감사원장 권한대행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전체회의 개의를 기다리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법무부 "광고형 플랫폼은 법적 문제 없어" = 법무부는 로톡이 '광고형 플랫폼'에 해당돼 법적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광고형 플랫폼은 플랫폼 업체가 변호사와 이용자간 계약 체결에 관여하지 않고, 변호사로부터 정액의 광고료를 취득하는 형태를 말한다. 변호사와 이용자가 플랫폼을 통해 계약을 체결하고 플랫폼 업체는 그 계약 체결의 대가로 결제 대금 중 일부를 수수료로 취득하는 형태인 중개형 플랫폼만이 변호사법에 위반된다는 것이 법무부 설명이다. 이는 기존의 법무부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법무부는 로톡과 같은 법률플랫폼 서비스가 변호사제도의 공공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법률플랫폼 서비스가 장기적으로 변호사제도의 공공성을 저해하고 법률시장의 자본종속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변호사단체의 지적에 대해 충분히 공감한다"며 "자칫 법률서비스 질이 하락될 가능성에 대해 염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변호사단체 등이 우려를 표한 제반사항을 로톡 측에 전달했고, 로톡 측은 변호사단체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개선방안을 검토하면서 변호사단체와 논의에 임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변협 "로톡, 소비자 기만하는 부적법한 영업" = 그러나 변협은 로톡이 합법이라는 법무부 해석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변협은 로톡 측이 △광고료를 받고 소비자를 오인케 하는 명칭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를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점 △가입 회원 숫자를 허위로 부풀려 광고하면서 소비자를 기만해 유인한 점 등을 지적하며 로앤컴퍼니를 공정위에 고발했다.

로톡은 일정액의 돈을 지급한 변호사에게만 '프리미엄 로이어'라는 명칭을 부여하고 이들을 최상단에 노출시켜 법률사건을 알선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 변협 주장이다. 무료 회원 변호사들에 대해서는 단순하게 '로이어'로 칭하며 검색에 잘 띄지 않도록 하단에 프로필을 작게 배치한다.

변협은 "'프리미엄 변호사'와 '일반 변호사'의 차이가 광고비 지급에 따른 차이일 뿐이라는 점을 적절히 알리지 않은 행위로 '거짓, 과장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인 방법으로 소비자를 유인 또는 소비자와 거래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변협은 로톡 측이 변호사 회원 숫자를 과대 포장해 소비자들을 유인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의 자체 확인에 따르면 로톡의 프로필 노출 변호사는 7월 23일 기준 1444명에 불과했고 현재도 가입자 수가 현저히 감소하고 있다. 특히 홈페이지상 회원수는 2956명이었으나 무려 1512명이 중복돼 있었다는 것이 변협 설명이다.

변협은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마치 3900명의 변호사를 만날 수 있는 것처럼 광고했지만 실제 노출된 변호사 수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사이트 상단 노출 특전을 받는 유료회원 숫자나 사실상 유령회원이나 다름없는 '휴면회원'의 규모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변호사 회원 숫자를 과대 포장하며 소비자들을 유인하는 행위는 거짓·과장·기만적인 방법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것으로 표시광고법을 정면으로 위반했다는 것이 변협 설명이다.

◆로톡 "변협, 무고에 가까운 신고 강행" = 로앤컴퍼니 측은 "변협이 또 다시 허위사실로 가득한 무고에 가까운 신고를 감행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로앤컴퍼니에 따르면, 변협이 문제 삼고 있는 광고는 '프리미엄 로이어'인데 우측에는 정보를 나타내는 아이콘이 있고, '광고가 보여지는 영역'이라는 문구를 노출하고 있다. 이 같은 광고 표기는 국내 온라인 광고 표준으로 자리잡은 네이버의 '파워링크'와 동일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로앤컴퍼니는 또 변협이 특정 시점에 로톡 특정 페이지에 노출된 변호사 숫자를 단순 합산 방식으로 로톡 회원 숫자를 추산해 1400명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명백한 허위라고 주장했다. 창사 이래로 변호사 회원 숫자에 대한 투명한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고, 단 한 번도 이를 부풀리거나 은닉한 점이 없다는 것이 로앤컴퍼니 주장이다.

변협과 로톡 사이의 충돌이 멈추지 않는 가운데 법무부는 "리걸테크 T/F를 구성·운영해 관련 법·제도 개선 필요성 등에 관한 검토 및 논의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성열 기자/변호사 son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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