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타임(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혐오표현 규제해야"
2021-08-30 12:29:02 게재
"신고 누적되면 자동삭제 된다지만 소수자 의견은 삭제, 혐오 글은 남아"
31일 열리는 '다시 쓰는 온라인 공론장' 국회 토론회에 앞서 배포한 발제문에서 양승연 유니브페미 F5프로젝트 사업위원은 "에브리타임은 '국내 1위 대학생 커뮤니티'를 자처하고 있는 앱으로 대학생들이 활발하게 정보와 의견을 주고받는 공간으로 작동하고 있다"면서 "다만 에브리타임 안에서 발생하는 성희롱과 혐오표현이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니브페미 F5 프로젝트 모니터링팀이 지난해 2월부터 9월까지 에브리타임 게시판에서 수집한 혐오표현 게시물은 총 597개였다. 이 중 페미니스트와 여성에 대한 혐오표현 게시물이 각각 47%, 38%를 차지했고 인종, 성소수자, 학벌 등에 대한 혐오가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차별·혐오 발언이 많아지는 경향도 두드러졌다.
이에 대해 에브리타임은 '신고누적에 따른 자동삭제 시스템'을 시행하는 소극적 대응에 머무르고 있다. 게시글의 내용과 상관 없이 이용자들의 신고가 누적되면 게시글이 자동으로 삭제되는 방식인데 이는 오히려 소수자의 발언이 공론장에서 삭제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양 사업위원은 "에브리타임 안에서 이미 각종 혐오가 주류 정서가 된 상황에서 이런 정서에 반하는 글은 허용되지 않는 편파적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혐오표현이 담긴 게시글은 삭제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노출돼, 결국 소수자나 인권 감수성을 지닌 학생들은 커뮤니티에서 발언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 사업위원은 온라인 커뮤니티 내 혐오표현의 심각성이 큰 만큼 혐오표현 규제를 위한 근거 법안 외에도 온라인 현실을 반영한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는 고등교육법상 대학 등에 온라인 커뮤니티 혐오표현 실태조사를 실시할 의무 부과, 정보통신망법에 규제 대상으로 명시되어 있는 정보에 혐오표현을 추가하는 방안, 그 외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에 혐오표현 유통방지 책임자를 지정하도록 하는 방법 등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김수아 교수(서울대 언론정보학과)는 토론문을 통해 "혐오표현이 명예훼손 또는 모욕이라는 범주 하에서 개인의 권리로만 인식되고 있는데, 이는 혐오를 사회적 차원으로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다"면서 "이런 점에서 유니브페미의 제안은 유효하고 필요한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토론회를 개최한 용혜인 국회의원은 "예전엔 학생회나 동아리 등 학생조직이 담당해오던 대학 내 공론장 역할을 온라인 커뮤니티가 대신하고 있는데 해당 커뮤니티에선 성희롱과 혐오표현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이는 여성을 비롯한 소수자 구성원들에게 실질적인 위협이 된다는 점에서 온라인 상의 혐오표현에 대한 자율규제 또는 공동규제의 필요성이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확대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김형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