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먹거리 실시간 방송으로 '홈쇼핑'
관악구 비대면 판매홍보 지원
'시장나들이'로 단골고객 확보
"저는 가게 지키고 아내가 나가서 홍보하고 팔았죠.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녹화방송이라 좀 아쉽긴 했지만 가게를 알린 효과는 충분했어요."
서울 관악구 인헌시장 상인들이 9월 달력을 넘기면서 분주해졌다. 관악구에서 실시간 동영상 방송으로 시장 상품을 판매하는 라이브커머스를 이달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7월 행사에서 떡을 판매했던 임우진 상인회 부회장은 "시장 홍보 차원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른 가게들도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시장 전체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관악구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통시장과 상점가에 새로운 고객과 단골을 유치하기 위해 비대면 행사와 온라인 마케팅 지원에 주력하고 있다. 인헌시장에서 진행한 '특가 라이브커머스'가 대표적이다. 떡집과 과일·반찬가게가 참여해 각 점포 대표상품인 떡·과일 꾸러미와 멸치·진미채볶음 홍어무침을 시장보다 10% 싸게 판매했다.
관악구 유튜브는 물론 지역 방송에서도 영상을 내보내고 선착순 100명에게는 인헌시장 상품권 1만원권을 선물했다. 서울 전역에서 구입한 고객들은 각 상품을 택배로 받아볼 수 있었다.
이달에는 인헌시장과 봉천제일 종합시장에서 다시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한다. 관악구는 하반기에만 8000만원을 추가로 확보하는 등 9개 시장·상점가에 1억6000만원을 투입하고 있다.
대면과 비대면 행사를 결합한 '우리동네 시장나들이'는 잠재 고객을 확대하는 방안이다. 3만원 이상 구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즉석 뽑기행사를 진행, 1만원권 상품권이나 장바구니를 선물하고 소규모 경품을 준비해 비대면 추첨을 하는 방식이다. 51개 점포를 가진 봉천제일 종합시장과 200개 점포가 몰린 무등록시장인 영림시장 상인들이 우선 혜택을 봤다.
이와 함께 지역 주민들이 단골고객으로 자리잡도록 단체구매 할인이나 구매금액별 현금보상(페이백), 온라인 장보기때 배송비 할인 등을 지원한다. 온라인 장보기·배송 체계를 갖춘 관악신사 등 5개 시장에 4000만원을 투입했다. 일부 점포 물품은 배달음식 앱으로도 구입할 수 있다. 구는 시장마다 한명씩 매니저를 지원, 상인들 일손을 덜고 있다.
전통시장과 골목 상점가를 연계한 대규모 투자사업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부터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일대에서 추진하고 있는 '별빛 신사리 상권 르네상스'다. 중앙정부 지원을 포함해 총 80억원을 5년간 투입해 환경개선과 축제 상인역량강화는 물론 특화음식 개발이나 마케팅 지원단 운영 등을 이어오고 있다. 관악구는 환경 개선과 축제 기획행사 등을 통해 상권에 대한 인지도가 38% 향상되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추산한다.
도림천 관악구 구간인 '별빛내린천'을 중심으로 사업지 인근 서원보도교를 별빛다리로 꾸미고 즐길거리를 추가해 젊은층과 가족단위 고객을 노린 결과물이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지역 기반 생활커뮤니티인 당근마켓과 업무협약을 맺고 비대면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순대타운과 서원동 상점가, 신원시장과 관악종합시장 등 상권이 밀집해있어 여건이 좋다"며 "상권간 연계를 강화하고 젊은층을 유인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 초부터 '단돈 1원이라도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된다면 뭐든 추진하겠다'는 마음으로 골목상권에 집중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장기화로 소비가 위축되고 지역경제가 어려워진 만큼 상권 활성화에 더욱 주력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