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인증기관 수수료 2조원 챙겨
주요 4대 기관 5년간 누적 … 코로나19 사태에도 9.3% 증가
산업통상자원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이용하는 대표적인 4개 정부 유관 인증기관 한국건설생활환경연구원(KCL)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최근 5년간(2016~2020년) 인증 수수료 수입은 2조1127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지난해 수수료는 전년보다 9.3% 증가한 4890억원을 거둬들였다.
중소기업의 인증 부담이 늘어나는 반면 인증기관의 수익은 갈수록 오르고 있다.
이들 4개 시험인증기관의 소유 부동산은 지난 7월말 5911억원(취득원가 기준) 규모로 2016년(4195억원) 대비 40.9% 증가했다. 임직원 수 또한 같은 기간 18.6%(583명) 증가했다.
국회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구자근 의원(경북 구미갑·국민의힘)은 "중소 제조업의 취업자와 소득은 감소하고 공장가동률도 떨어지고 있는데, 정부 유관 인증기관의 수수료 수입은 천문학적으로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 의원은 "비싼 인증 수수료를 대폭 인하하고, 느리고 복잡한 제도 절차를 전면 수정해 기업 경쟁력을 제고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국토교통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등 24개 부처가 80개 법정의무 인증과 106개 법정 임의인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연간 인증 취득비용은 2180만원, 취득 소요기간은 평균 5.5개월에 이른다. 정부는 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여러 제도개선을 추진했지만 중소기업이 체감하는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유럽국가 등의 인증은 국내에서 통하지 않고, 국내 인증 또한 해외에서 인정받지 못한다. 심지어 국내 인증은 미국과 유럽보다 까다로워 '행정편의주의의 산물'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국내 인증제도가 빠르게 변하는 기술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한 의료기기업체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신기술이 들어간 의료기기를 개발했지만 인증 심사 담당자가 기술 자체를 이해하지 못해 결국 인증을 포기했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들은 "중복 유사 인증, 과도한 인증 품목, 인증료, 인증기간 등은 중소기업의 제품개발 의욕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