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력난에 반도체 등 글로벌 공급망 충격
장쑤·광둥성 등 부품업체 몰려 있는 해안지역 전력공급 제한돼 … 애플·MS·퀄컴·인텔 등 영항
6일 중국 제일재경은 전력 공급 부족으로 애플,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HP, 델 등 전자기기 회사뿐만 아니라 퀄컴, 엔비디아, 인텔 등 주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생산에도 영향을 줘 이미 공급 위기에 처한 자동차 및 전자 산업에 더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반도체업계의 한 외자기업 관계자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전력 제한은 중국의 반도체 산업사슬에 미치는 영향이 크며 특히 장쑤성과 광둥성 지역의 충격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그는 "웨이퍼, 패키징 기판, PCB, LED 등의 공급이 중단되면 전체 공급망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토로라에 스마트워치를 공급하는 한 제조업체의 CEO 왕화(가명)는 "전력 감축은 현재 우리 생산능력의 약 30%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생산능력의 50% 넘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에 위치한 왕화의 회사는 수출 중심의 스마트 디바이스 제조업체다. 업스트림 공급망은 주로 장쑤, 푸젠, 광둥, 저장 등 해안 지역에 몰려 있는데 이 지역들은 최근 전력 공급이 제한되고 있는 지역이다.
왕화는 "우리 회사의 대규모 금형과 공급망은 주로 해안지역에 집중돼 있는데 광둥성 둥관의 생산 공장이 '2일 조업 5일 휴업'을 시작해 거의 중단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장쑤성 공장도 10월부터 무기한 휴무가 계획돼 있고 적어도 내년까지는 공장 가동이 중단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시, 안후이, 후난 등 전력 제한 조치가 없는 지역으로 공급망을 바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왕화는 "현재 남아 있는 재고로 단기 주문은 처리할 수 있다"면서도 "원래 9월에 모토로라에 납품하기로 한 것이 10월로 연기됐고 구체적인 납품 시기는 생산라인 이전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3분기는 원래 생산 성수기로. 광군제(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 중요한 쇼핑 행사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생산능력이 따라가지 못해 올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9월과 10월은 신형 아이폰과 애플 워치의 생산 성수기이기도 하다. 이번주 애플은 최신 모델인 애플워치 시리즈7이 10월 15일에 정식으로 발매된다고 발표했다. 이는 애플 신제품 발표회 이후 한 달 만으로, 공급 지연으로 인해 애플의 제품 생산에도 차질이 생겼다는 것을 시사한다.
하지만 애플은 공급망 차질 문제와 관련해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다만 이 신문은 애플의 최대 공급업체인 팍스콘이 허난성에 있는 것 외에 다른 공급업체들도 장쑤성 쿤산, 저장성 자산, 광둥성 둥관 등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인쇄회로기판 공급업체인 신싱전자, 팍스콘 계열의 이성정밀, 아이폰 스피커 부품 공급업체인 콘크래프트 등 업체들은 지난주 공장에 정전 상황이 있었지만 몇몇 회사는 생산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10월에도 전력 수급이 빠듯해지면 전자제품 제조사로 연쇄 반응이 차츰 나타날 전망이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9월부터 11월까지는 기술 제조업체들이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가장 바쁜 시기"라면서 "이 기간을 놓치면 공급망의 연속성에 문제가 생길 뿐만 아니라 전자제품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미 많은 증권사 보고서가 올해 4분기에 대한 기대치를 낮췄다"고 말했다.
왕화는 "이번 전력난 이후 전자산업의 생산능력이 재배치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너무 많은 전자제조업체가 해안 지역에 집중됐고 특히 코로나 이후 생산능력이 급격히 확장됐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입장에서 현재로서는 최대한 빨리 공장을 바꾸는 것 외에는 다른 대책이 없다"면서 "그저 허리띠를 졸라매고 겨울을 대비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