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황인상 상파울루총영사

포스트 코로나시대 상파울루 한인타운의 도약

2021-10-15 10:50:30 게재

최근 전 세계를 휩쓸고 있던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면서 중남미 최대 한인거주지인 브라질 상파울루도 활기를 찾고 있다. 상파울루주는 1차 백신접종률이 99%에 달하는 등 방역상황이 안정되고 수개월 전부터 영업정상화가 실시되면서 봉헤치로 한인타운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한인사회와 총영사관은 상파울루시가 지정한 한국 문화의 날(8.15)을 맞아 청사초롱 600개를 봉헤치로에 설치하여 점등식을 하고 주요 인사들과 함께 가두행진을 하는 등 타운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개천절 기념행사에 눈즈(Nunes) 상파울루 시장이 축사를 하고 선진국이 된 한국이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브라질의 모범사례임을 강조하는 등 높아진 한국의 위상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러한 위상변화는 코로나 상황 속에서 K-방역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 향상과 한국정부 및 기업의 방역물품 지원을 통한 인도적 기여와 브라질 내 한류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봉헤치로는 원래 유태인 이민자들이 다수 거주하던 곳이었으나, 1963년 한인들의 브라질 첫 이민 이래 패션 의류사업 및 한인식당가의 메카로 발전했다. 의류사업은 그간 큰 호황을 누렸으나, 최근 개도국 이민자 상점의 저가공세와 코로나로 많은 분들이 사업을 접고 귀국하여 타운경기가 침체된 상황이다. 최근 영업이 정상화되면서 다시 한인타운에 활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청사초롱 점등식에 이어 개천절 부대행사로 브라질 학생들의 한복퍼레이드, 전통무용, 케이팝공연 등을 봉헤치로 광장에서 개최하였다. 현지인들의 커다란 환호와 갈채는 한인타운 경기의 부활을 알리는 듯하다. 코로나로 약 2년간 침체기를 겪은 한인타운이 새로 일어설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며, 중남미 한류의 중심지로 거듭나기 위한 해결과제로 치안문제와 미화작업 등이 있다. 2018년 설치된 우리 조형물 외에는 한인타운을 상징하는 거리도 없다. 따라서 부임 후 지난 수개월간 경찰, 시정부와 의회를 접촉하여 치안상황 개선 및 한국적 특색을 가미한 거리명 제정을 요청하고, 한인타운 활성화가 지역경제에 기여한다는 점을 설명하였다. 이에 최근 친한 의원이 기존 거리명에 한국명을 추가하는 개정법안을 발의하여 의회에서 심의 중인데 통과될 경우 한인타운의 정체성 강화, 한류관광객 유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한인타운 내 여타 지역 커뮤니티와의 협조도 중요하다. 일부 유태인 단체는 봉헤치로가 원래 유태인 거주 지역인데 한인들만의 타운으로 건설하려 한다고 오해하고 있어 한인타운 활성화가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공동의 이익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할 일은 많고 갈 길은 멀다. 1963년 한인들은 기회를 찾아 브라질로 와서 이민사회를 건설하여 브라질에 많은 경제, 사회, 문화적 기여를 해왔다.

한인타운의 활성화는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사회 내 경제적 기여 외에도 선진한국의 브라질 내 위상제고와 한류의 긍정적 에너지를 통한 선한 영향력 확대를 위해서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