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계양지구 택지 60% 민간에 매각

2021-10-20 12:00:49 게재

LH, 자체개발 47%에 그쳐

SH, 원가보다 60% 높아

땅값이 부풀려지기는 택지개발사업이나 공공주택사업도 도시개발사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공공’이라는 명목으로 값싸게 토지를 수용한 뒤 택지를 조성해 높은 가격에 민간에 매각하거나, 자체분양을 통해 큰 시세차익을 얻는다.

이로 인해 공공택지 고분양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만 해도 7월 1차 사전분양을 진행한 3기 신도시가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였다. 3기 신도시는 문재인정부의 대표적 공급대책인 만큼 분양가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당시 정부가 발표한 인천계양 등의 사전분양가(전용면적 51~84㎡)는 3억400만~6억7600만원이다. 2020년 한국 도시 평균근로자 연평균 소득(3인 기준) 100%(7236만원)의 4.2~9.3배 수준이다. 모두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이 4배 이상이다. 유엔헤비타트 등은 부담가능한 수준을 PIR 3~5배로 보고 있다.

지난 14일 발표한 2차 사전청약 분양가도 비슷한 수준이다. 분양가를 3억2000만~6억8000만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공주택지구는 공공주택이 전체주택 중 50% 이상인 지구를 말한다. 구체적으로 공공임대주택 35% 이상, 공공분양주택 25% 이하를 지어야 한다. 최소한 40%를 민간에 매각할 수 있는 셈이다.

국토부가 고시한 인천계양 신도시 지구계획(공동주택)에 따르면 △공공임대주택 6066호(18만5000㎡) △공공분양주택 2815호(13만6000㎡) △민간분양주택 7618호(43만4000㎡) △민간임대주택 628호(3만7000㎡) 등 총 1만7289호(79만2000㎡)를 공급할 예정이다.

공급주택의 51.4%를 공공주택, 48.6%를 민간주택으로 공급한다. 주택용지로 보면 59.4%(47만1000㎡)를 민간에 매각한다.

참여연대는 이 용지에서 민간 건설사가 분양해 얻게 될 개발이익을 3895억~4076억원으로 추정했다. 분양금액의 최대 13.9% 이상 높은 수익을 예상했다.

3기 신도시 3개 지구(고양창릉. 하남교산, 인천계양)에서 공급하는 주택 8만9000호 중 40%(3만6418호)를 민간에 매각해 분양한다고 가정하면 민간에게 돌아갈 개발이익은 2조142억~3조9537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처럼 공공택지 민간매각은 매각하는 공공기관과 매입하는 민간업체에게 높은 수익을 안겨준다. 공공택지를 조성하면서 민간매각이 많은 이유다. 수익이 많을수록 분양가는 높아지고, 이 분양가는 주변 아파트 가격상승 요인이 된다.

실제 6월말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보유한 택지 6834만㎡(72만4000호) 중 절반이 넘는 53%(3622만㎡, 38만4000호)를 민간에 매각한 상태다. 자체적으로 공공주택을 짓는데 사용한 택지는 47%(3212만㎡, 34만호)에 불과하다.

LH는 택지매각을 통해 지난해 7조6405억원을 확보했다. 올해도 6월 현재 토지매각 대금이 2조1647억원 규모다.

임재만 세종대 교수는 “공공이 수용권을 발동해 싸게 조성한 토지를 차익을 남겨 민간건설사에 매각하고, 건설사는 다시 이익을 붙여 개인에게 분양하는 구조”라며 “이 과정에서 집값이 부풀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도심에서 이뤄지는 공공사업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경실련이 3월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하태경 의원(국민의힘)에게 제출한 사업지구별 택지매각 현황(2011~2020년)과 분양가 공개서를 분석한 결과가 이를 잘 보여준다.

SH가 보상한 28개 지구 평균 토지가격은 3.3㎡당 334만원. 택지 조성비 등을 더한 조성원가는 1010만원. SH는 이 토지를 1640만원에 민간에 매각했다. 판매한 87만평에서 택지매각으로 5조5000억원을 벌어들였다. 이 토지 현시세를 추정한 결과, 3.3㎡당 4340만원으로 예상했다. 수용가격의 13배 수준이다. 매각하지 않고 SH가 보유하고 있었다면 그만큼 서울시 토지자산이 늘었다는 얘기다.

김성달 경실련 정책국장은 “SH와 같은 공기업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강제수용권, 용도변경, 독점개발 등 막대한 특권을 갖고 있다”며 “그러나 땅장사, 집장사에만 열중한 채 정작 확충해야 할 장기공공주택은 늘리지 않고 땅 장사만 해왔다”고 비판했다.

김병국 기자 bg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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