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직접투자, 7년 연속 200억달러 돌파

2021-11-05 11:02:40 게재

디지털인프라·소부장·바이오 부문 유치 증가

FTA체결 다수·우수한 기술력 '아시아허브'로

미중 패권전쟁,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공급망(GVC) 붕괴 흐름 속에서 한국이 '아시아 허브'로 도약하고 있다. 한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 금액이 7년 연속 200억달러를 돌파하고, 수출이 잇따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사례에서 이러한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에 따르면 올해 1∼10월 누적 FDI 신고액은 209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7억달러보다 52.2% 증가했다. 2015년 이후 7년연속 200억달러가 넘었다.

10월까지 투자 약속 이후 실제 투자가 이뤄진 도착 기준 금액은 전년 동기(88억달러) 대비 46.4% 증가한 129억3000만달러였다. 신고·도착액 모두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실적이다. 우리나라에 대한 FDI는 2015년 209억달러로 첫 200억달러를 돌파한 이후 2018년 269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국은 미중갈등과 코로나 방역과정에서 빠른 경기 회복력과 공급 안전성을 보여줬다"며 "인적자원 수준, 기술력, 시장규모 면에서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한국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많이 해 해당국과 교역을 할 때 똑같은 관세혜택을 받기 때문에 아시아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며 "정책이 불안정하거나 지진·분쟁 등 지정학적으로 불안한 중국 일본 홍콩 등과 대조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의 FTA 체결 현황은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아세안 등 현재 17건(57개국)이 발효됐으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외 4개 국가와도 서명·타결해놓은 상태다. 15개국가가 참여한 RCEP는 내년 초에 발효 예정이다.

올해 FDI는 K 뉴딜과 비대면 소비, 클라우드 서비스 등 코로나19 이후 생활 변화를 반영한 디지털 인프라와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증가가 눈길을 끈다. 또 제조업 중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투자가 증가했으며, 백신·항체 치료제 등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도 투자유치를 확대했다.

지난 3월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민족 서비스를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 21억300만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7월 여행 플랫폼 기업 야놀자가 재일교포 3세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비전펀드Ⅱ로부터 14억6000만달러를 유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소부장과 관련해서는 반도체 부품사업 확장을 위해 미국의 A사가 2억1000만달러를,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독일의 B사가 3500만달러를 각각 투자했다. 싱가포르의 의학연구 개발기업 C사는 5500만달러를 투입해 R&D센터를 설립키로 했고, 캐나다 D사는 5000만달러를 투자해 아태지역 바이오의약품 원부재자 생산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미국의 E사는 2억달러를 들여 한국에 ICT기반 첨단물류센터를 건립한다.

한편 지난 10월 수출은 555억5000만달러로, 무역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역대 2번째 큰 실적을 기록했다. 기존 최대 기록은 올 9월 수립했던 558억3000만달러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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