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품귀에 경찰도 '비상'

2021-11-09 11:57:48 게재

판매사기·매점매석 집중 단속

"지나치게 싼 가격 제시 때 주의"

요소수 품귀 현상을 틈타 판매 사기가 급증하자 경찰도 비상이 걸렸다. 경찰은 집중 수사 방침을 밝히는 한편 매점매석 행위를 단속하는 등 발빠른 대처에 나섰다. 내부적으로는 요소수 부족에 대비하기 위해 경유차량 운행을 최소화하는 등의 지침을 내렸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까지 요소수 판매 관련 사이버 사기 신고가 44건 접수됐다.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 요소수 판매글을 올린 후 대금을 받은 후에는 물건을 보내지 않는 수법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당근마켓과 중고나라 등 유명 온라인 중고거래 앱에는 하루에 수십 건씩 요소수 판매 글이 올라오고 있다. 원래 가격보다 훨씬 비싼 가격으로 판매하더라도 구매 문의가 끊이지 않아서 사기 위험도 높아진 상황이다.

경찰은 최근 요소수 대란과 함께 관련 사기가 늘고 있다고 보고 책임수사관서를 지정해 집중수사하고, 피해금액이 일정 금액 이상인 경우에는 시도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서 직접 수사하게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경찰은 요소수 사이버사기 방지를 위해 통상적인 가격 대비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을 제시할 경우 주의하고, 거래 전에는 경찰청 '사이버캅' 앱을 통해 판매자의 전화나 계좌번호가 신고된 이력이 있는지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피해를 본 경우 사이버범죄신고시스템(ECRM)을 통해 신고하거나 가까운 경찰서에 방문 신고해야 한다.

요소수 매점매석 행위에 대해서도 경찰은 다른 부처와 협업해 집중 단속에 나선다. 전날 오전 정부는 요소수 거래와 관련한 시장 교란 행위와 불법 제품 판매를 차단하기 위해 합동 단속에 나선다고 밝혔다. 경찰청 외에 산업통산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등이 참여하는 이번 단속 대상에는 요소 수입업체 및 제조업체, 요소수 수입업체, 중간유통사와 주유소 등 1만여 곳이 포함됐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요소수 대란'과 관련해 매점매석 행위와 불법 개조 등을 적극적으로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최 청장은 '매점매석 행위에 대해 지난해 마스크 매점매석처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요소수 품귀 현상이 심해지자 경유차량에 의무부착돼 있는 저감장치를 무력화하는 등의 불법 행위가 생겨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일반행정부처 사안이긴 하지만 경찰에서도 서울시와 협조해 불법 개조 사항에 대한 단속 필요성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김형선 · 장세풍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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