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 연장 차별금지법 청원, 인권위 "유감"

2021-11-11 12:04:08 게재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사회적 과제"

차별금지법 국민동의청원의 심사기한이 21대 국회 마지막날까지로 연기된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는 국회에서 관련 논의조차 이뤄지고 있지 않은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10일 인권위는 송두환 위원장 명의로 성명을 내고 "평등법(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요청을 받아 국회가 법 제정을 위한 절차를 조속히 진행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회에는 차별금지와 관련된 법안 4개(정의당 장혜영 의원안, 더불어민주당 이상민·박주민·권인숙 의원안)가 발의돼 있다. 특히 6월에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내용의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성립 요건인 10만 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 법사위에 회부되기도 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민동의청원이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되면 최대 150일 이내에 심사해 심사 결과를 의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그러나 국회 법사위는 심사기한 마지막날의 하루 전인 9일 전체회의를 열고 차별금지법 청원의 심사기한을 2024년 5월 29일로 연장하기로 의결했다. 이유로는 심도 있는 심사의 필요성을 들었다. 박광온 국회 법사위원장은 "관련 법률 개정과 제도변경 등과 연관돼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심도 있게 심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성명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청원이 심사 회신 기한인 10일까지 국회에서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인권위가 2006년 정부에 평등법 제정을 권고한 이후 2013년까지 7건의 법안이 발의되었으나, 국회의 법안심사가 전혀 진행되지 않아 자동 폐기됐다. 21대 국회에서 지금까지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평등법(차별금지법) 제정은 더는 거스를 수도, 미룰 수도 없는 전 사회적 과제이며 국민적 공감대와 사회적 합의라는 명분은 국회가 침묵할 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회의 심사기한 연장에 대해 시민단체들의 반발도 높아지고 있다. 관련 시민단체들의 연대체인 차별금지법제정연대도 페이스북에서 "국회의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결정은 우리가 매일 목격하고 있는, 거대 양당과 그 지도부, 대선후보까지 유력 정치인들이 핑계 대는 '사회적 합의'의 다른 말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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