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마이데이터 서비스 경쟁 본격화

2021-11-16 10:51:14 게재

6개 증권사 본인가 획득, 초기시장 선점 준비 '치열' … 고객맞춤형 자산관리 기대

증권사들이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를 다음달 1일부터 시작한다. 이를 앞두고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한 증권사들의 막바지 경쟁이 치열하다. 각 증권사만의 특징을 담은 고객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 출시가 기대되는 가운데 마이데이터가 증권업계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증권가 새 먹거리 =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까지 금융위원회에 마이데이터 본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총 6개사다. 예비허가를 받은 곳은 신한금융투자, 현대차증권, 교보증권 등 3곳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고객의 동의를 받아 은행·증권·보험·카드 등 각 금융사와 공공기관 등에 흩어진 각종 금융정보를 일괄 수집, 금융소비자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제공하는 서비스다.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의 대리행사, 금융 및 소비패턴의 분석, 투자자문 등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마이데이터는 정보 주체인 개인의 본인 데이터 활용도를 높이고 우수한 역량을 가진 업체가 대형 금융기관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금융위원회에서 본인가를 획득한 에프앤가이드의 경우 에프앤가이드는 △포트폴리오 투자위험 분석 △금융상품 테마 맞춤 검색 △스몰캡 집중 분석 △인공지능(AI)을 통한 뉴스분석 등 개인투자자를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에프앤가이드는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사업으로 진출하기 위해 올해 초 디지털혁신본부를 신설했고, 국가공인인증인 정보보호,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ISMS-P)을 획득해 개인정보 보호 체계를 강화했다.

금융산업에서는 경쟁이 촉진되고 데이터에 기반한 혁신적 금융상품이 등장하며 금융서비스의 효율성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금융투자업에서도, 특히 리테일 비즈니스에서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기능적합성 심사 통과 4곳 =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 하나금융투자, NH투자증권은 다음 달 1일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은 연말이나 내년 초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증권사 중 최초로 마이데이터 사업권을 취득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8일 통합자산관리앱 '엠올(m.ALL)'이 서비스 기능적합성 심사를 통과해 다음 달부터 서비스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올인원 투자진단 보고서'를 통해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투자진단 컨텐츠를 제공하고 다른 금융회사의 자산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증권사 최초로 기능적합성 심사를 통과해 관련 사업에 대한 안정성을 인정받은 키움증권은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을 활용한 '키우Go'(키우고) 서비스로 마이데이터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키움증권은 로보자산관리와 여유자금을 통한 간편 투자 등 고객 투자 자산을 최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통해 '데이터가 고객 자산을 키우는 패러다임'을 실현할 방침이다.

하나금융투자는 금융계열사가 많다는 장점을 활용해 통합자산관리 조회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그룹 통합 브랜드인 '하나 합'은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핀크가 협업해 그룹 차원의 특화 상품과 각 사 고유의 강점을 녹여낸 차별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금융·비금융 자산정보를 한눈에 보여주는 '통합자산조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원하는 금융정보와 금융 이벤트를 알려주고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금융 알리미 서비스' 및 보유한 투자 상품 성과를 분석하고 진단해주는 '투자성과 리포트 서비스' 등을 함께 준비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인공지능 '에어(Air Research)'를 접목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일상 속의 투자'라는 콘셉트에 초점을 맞춰 고객의 소비패턴을 분석하고 맞춤형 자산관리 컨설팅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올해 연말 또는 내년 1월에 출시할 예정이다. 또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고객이 자주 구매하는 상품과 관련된 기업의 주식투자를 제안하거나 제품의 이미지 등 관련 종목 정보를 검색하고 투자하는 방식의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KB증권은 디지털 자산관리서비스 게임체인저로 본격적인 도약을 계획하며 내년 초 M-able 앱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별도의 마이데이터 전용 앱도 개발해 애플 앱스토어 혹은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

장승호 KB증권 디지털혁신본부장은 "KB증권은 금융자산 통합조회 외에도 포트폴리오 진단, 고수의 Pick 등 투자와 관련있는 다양한 마이데이터 분석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며 "특히 투자에 적극적이고 비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MZ세대의 눈높이를 맞추는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가는 마이데이터를 통해 더 세밀한 자산관리(WM)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김두헌 NH투자증권 디지털영업본부 상무는 "마이데이터 기반의 혁신적인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자산가 위주로 제공되던 자산관리 중심의 PB 서비스를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제공함으로써 건전한 투자문화를 정착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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