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는 분열로,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 이제는 '옛말'
2021-12-02 11:59:02 게재
'양김'으로 갈렸던 진보 … 집권 거듭하면서 부패
수십년 집권 부패 보수, 정권탈환 눈 앞에서 분열
하지만 부패한 보수가 야당으로, 분열됐던 진보가 여당이 되면서 상황은 바뀌기 시작했다. '진보=분열, 보수=부패' 공식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반대가 됐다는 분석이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
한국 현대정치사에서 '보수=부패'는 낯설지 않은 공식으로 통했다. 박정희·전두환·노태우·김영삼·이명박·박근혜정부로 이어진 보수정권 임기동안 수많은 권력형비리 사건이 터졌다. 보수는 관료와 재벌 등 기득권세력과 유착하면서 부패에 손쉽게 노출됐다. 정권실세들은 이권을 내주고 천문학적 액수의 '검은 돈'을 챙기는 부패구조에 익숙해졌다.
반면 진보는 수십년 동안 보수 기득권세력과 싸우면서 싸움방식을 놓고 입장이 갈리기 일쑤였다. 1980년대 운동권이 수많은 정파로 나뉘었고, 1987년 대선을 앞두고는 양김이 분열됐다.
진보와 보수의 입장이 뒤바뀌게 된 출발점은 1997년 대선으로 보인다. 김대중 후보가 첫 정권교체를 성공시켰고, 노무현정부가 '진보집권 10년'을 이뤄냈다. 문재인정부는 '진보 3기'로 통한다.
수십년간 저항세력으로만 머물렀던 진보가 세 번이나 집권에 성공하자 보수보다 더 빠르게 '부패의 늪'에 빠져들었다는 지적이다. 진보정권에서도 대통령 친인척이나 실세가 줄줄이 부패사건에 연루됐다. '조 국 사건'도 진보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았다. 야당은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대장동 게이트'에 연루돼 있다고 의심한다.
세 번이나 정권을 내주면서 야당에 익숙하게 된 보수는 사분오열 양상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박근혜 탄핵을 놓고 분당으로까지 치닫더니, 내년 대선을 앞두고 심각한 내분 양상을 빚고 있다. 오래 굶었던 보수세력이 정권교체 훈풍이 불자 밥그릇 싸움에 나선 것이라는 지적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측근을 자처하는 '윤핵관(윤석열 후보측 핵심관계자)'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이준석 대표를 견제하는데 정신 없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윤 후보 주변을 "파리떼" "자리 사냥꾼"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사흘째 공식일정을 취소하고 2일 제주에 머물고 있다.
국민의힘 조대원 전 당협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에서 민주당이 망한다면 덮혀 있던 부패가 드러나서 망할 것이고, 국민의힘이 망한다면 오랜만에 밥 구경하니 걸신 들려 밥그릇 싸움하느라 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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