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굴 이야기' 해외 영화제서 '호평'

2021-12-14 12:08:05 게재

고양 제노사이드 사건 다뤄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금정굴 이야기'(영문제목: Korean GENOCIDE)가 해외 영화제에서 연이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독립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는 전승일 감독이 최근 고양시 금정굴 제노사이드 사건을 주제로 금정굴인권평화재단과 공동제작했다.

금정굴은 일제 강점기에 금 채굴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가 폐광된 수직 갱도다. 경찰은 한국전쟁 중인 1950년 10월 이 곳에서 한달 동안 법적 절차 없이 수백명의 고양지역 주민들을 집단총살해 학살하고 굴 속에 떨어뜨려 암매장했다.
'금정굴 이야기' 중 한 장면. 사진 금정굴 이야기 제공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7년 금정굴 사건이 경찰에 의한 불법적인 집단학살 사건이며 최종 책임은 국가에 있으므로 국가가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과 금정굴에 평화공원과 희생자 위령 시설 설치를 권고하는 진실규명 결정을 했다.

전 감독은 고양시에 거주하던 2006년부터 금정굴 합동위령제와 유족들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했고 2007년부터 이를 기초로 수년 동안 디지털 페인팅 작업을 해 온라인 매체에 발표했다.

금정굴 이야기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제 영화제와 인도 Karukrit 국제 영화제에서 최우수 단편 다큐멘터리 상을 수상했으며 LA 독립 단편 영화제에서는 최우수 웹 & 뉴미디어 부문에서 수상했다.

인도 뭄바이 국제 영화제에서는 애니메이션 부문 심사위원 특별상을, 체코 프라하 국제 영화제에서는 최우수 단편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다. 이 외에도 금정굴 이야기는 세계 각국에서 개최되는 26곳의 영화제에 초청받았다.

전 감독은 "한국의 제노사이드 사건에 대한 단순한 기록이나 고발을 넘어 사유의 확장과 진실에 대한 새로운 예술적 재해석 관점을 제시하고자 했다"면서 "특히 기억의 재구성과 성찰, 그리고 애도의 시각화에 주목했다. 제노사이드를 말하는 것은 지난 시기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과 미래의 가능성을 찾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정굴 이야기는 7월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120명의 후원자들이 제작비를 지원했다. 전 감독은 내년 금정굴 유족들과 함께한 미술 표현 프로그램 장면을 추가해 금정굴 이야기를 확대 제작한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송현경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