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21 증시결산│ ②투자연령층 다양화
주식투자인구 1000만명 시대 … 활동계좌 5500만개 돌파
MZ세대, 투자 주도세력으로 부상 … 미성년자 증시 참여 급증
◆국민 5명 중 1명은 주식투자 = 29일 금융투자협회와 한국예탁원,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12월 주식활동계좌는 5535만개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 5182만명을 넘어서는 수치다. 작년 말 3550만개였던 주식활동계좌는 지난 3월 4000만개를 넘었고, 5개월 후인 지난 8월엔 5000만개를 돌파, 10월엔 5360개로 집계됐다.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예탁자산이 10만원 이상이고 최근 6개월간 1회 이상 거래가 있었던 계좌를 말한다. 단순히 개설만 해놓고 사실상 거래가 없는 계좌는 제외되기 때문에 실제 투자 인구가 얼마나 늘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주식투자 인구는 지난해 말 900만명대에서 지난 3월 1000만명을 돌파했다. 투자자 한 명당 4~5개의 계좌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한민국 국민 5명 중 1명은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고 추정해 볼 수 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9년 말 619만명이 2936만 활동계좌를 보유했다면, 현재는 1581만~1892만명이 5535만 활동계좌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신규 계좌 절반 이상 MZ세대 = 올해 주식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연령층이 한층 더 다양해졌다. 신규 개설 계좌의 3분의 2는 MZ세대라는 추정도 나온다.
이는 한국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인 추세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의 작년 신규투자자의 50% 이상이 20~30대로 젊은 투자자의 증가가 두드러진 가운데 올해도 이 추세는 지속됐고, 일본에서도 20~30대의 신규투자자가 많이 유입됐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MZ세대들이 기업공개(IPO) 공모주 청약에 대거 참여하면서 증시에 발을 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일례로 지난 10월 삼성증권을 통한 카카오페이 공모에 약 81만7000건의 청약이 몰렸는데 이 중 44% 가량이 2030세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청약 신청자 중 30대가 26.3%(21만4000여명)로 가장 많았고 20대는 17.7%(14만4000여명)이었다.
KB증권의 MZ세대 개인고객수는 지난 2020년 9월 말 128만명에서 올해 9월 초 211만명으로 65% 늘었다. 이 기간 신규 개설 주식계좌 중 48%는 MZ세대의 신규 계좌개설이었다.
작년부터 급증한 미성년자의 증권계좌개설은 주식 시장의 큰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9세 이하 미성년자 신규 주식계좌 개설 건수는 47만5399개로 전년(9만3322개) 대비 약 5배 증가했다.
올해는 더 급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투자자 계좌 수가 가장 많은 키움증권에서만 상반기 미성년자 신규 주식계좌 건수는 17만5595개를 돌파했다. 지난해 전체 계좌 수(11만5623개)를 한참 웃도는 숫자다.
지난 24일 토스증권은 10대 청소년 고객을 대상으로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이 서비스는 출시 나흘 만에 잠정 중단됐다. 금융위원회가 법정 대리인의 비대면 동의 방식에 대해 미성년자 증권 계좌를 비대면으로 개설하는 것이 허용돼 있지 않은 현행 규정을 문제삼았기 때문이다. 토스증권은 일단 금융당국의 판단이 나온 뒤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증권가, MTS 서비스 강화 = 신규투자자 특히, 젊은 투자자의 증가는 간편하고 직관적인 투자 앱에 대한 수요 확대로 이어졌다. 증권사들은 투자세력으로 급부상한 MZ세대와 10대 투자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MTS 강화에 적극 나섰다. 투자 경험이 없는 신규투자자를 위해 단순하고 직관적인 투자 앱을 만들고, 자금이 여유롭지 않은 젊은 투자자들이 원하는 범위 내에서 투자가 가능하도록 한주 미만의 거래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신한금융투자는 기존 앱을 개편해 모호하고 복잡한 용어를 이해하기 용이한 단어로 변경하고, 메뉴 이동경로 최소화, 간편한 주문화면 '이지모드'설정, MTS 이용자가 PB 상담을 원하는 경우 AI의 추천을 받은 PB에게 상담 받는 기능 추가, 개인 거래 및 자산에 따른 맞춤 정보 제공 등을 담았다.
삼성증권과 KB증권은 아예 새로운 앱을 출시했다. 삼성증권은 모호하고 복잡한 용어를 이해하기 쉬운 단어로 변경하고 510개에 달하던 전체 메뉴 수를 78개로 대폭 축소했다. 또 자주 쓰는 기능을 한 화면에 모으거나 한 화면에서 국내외 주식 주문 가능, 개인 거래 및 자산에 따른 맞춤 정보 제공 등의 서비스를 담았다.
KB증권 또한 전체 메뉴 수를 대폭 축소하고 자주 쓰는 기능 한 화면에 모음, 여러 종목을 한번에 매수할 수 있는 장바구니 기능을 추가했다.
◆뉴미디어 채널 통한 홍보 = 증권사들은 최근 메타버스를 도입하는 등 뉴미디어 채널을 통한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업계 최초로 자체 애플리케이션 방식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오픈했다. MZ세대 고객의 새로운 투자경험을 위해 출시된 것으로 MZ세대 직원들의 주도적 기획 하에 이뤄졌다. NH투자증권 메타버스에서는 MTS 서비스로의 연동, 강의 영상 콘텐츠 시청, 전문가들 세미나, 나만의 아바타 꾸미기 등이 가능하다.
유진투자증권도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 문화특화 자산관리(WM)센터인 챔피언스라운지금융센터를 만들었다.
증권사들은 유튜브 채널 또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키움증권(키움증권 채널K), 삼성증권(Samsung POP), 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 스마트머니)의 자체 운영 유튜브 채널은 10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웹툰작가와 협업을 통해 회사와 관련된 웹툰을 연재하거나 웹드라마를 직접 제작·방영하기도 한다.
미래에셋증권이 최근 제작한 웹드라마 '미래의 회사'는 MZ세대 등 대중과의 소통을 위한 콘텐츠로 증권사 미생 버전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