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첨단의료복합단지 놓고 '갈등'

2021-12-30 11:32:24 게재

전남 지난해 지정 신청, 광주 뒤늦게 추진

화순군 "상생발전 어디갔냐"며 강력 반발

전남도가 국책사업인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에 나선 가운데 광주시가 뒤늦게 똑같은 사업을 추진해 반발을 사고 있다. 광주시 늑장 참여로 첨단의료복합단지 추가 지정을 거부해 온 정부 설득에도 혼선이 불가피해졌다.

광주시는 최근 의학계 등이 참여한 의료산업 합동포럼을 열고 인공지능(AI)융합 첨단의료복합단지(첨복단지) 독자 유치를 공식 선언했다. 시는 현재 집중 육성 중인 AI와 헬스케어를 한데 묶은 첨복단지를 유치해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의료산업 합동포럼을 만들어 본격적인 유치 활동에 나섰다. 광주시는 첨복단지를 유치해 2030년까지 의료산업 매출 2조3000억원, 일자리 9000명, 기업 2000개를 유치하는 큰 그림까지 제시했다.

이 같은 구상이 발표되자 첨복단지 유치를 추진해온 전남도와 화순군이 발끈했다. 양측은 지난해 12월 전남 화순에 있는 백신클러스터를 활용한 '면역치료 중심 첨복단지' 추가 지정을 보건복지부에 공식 요청했다. 지난달에는 세계적인 석학 등이 참여한 화순국제백신포럼을 열어 첨복단지 추가 지정을 강조했다. 특히 화순은 지방 5대 암 치료 전문병원인 화순전남대병원이 있어 임상 중개 연구기능이 가능하다. 이런 이점 때문에 국가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 등 16개 연구기관과 녹십자 등 30여개 기업이 들어서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백신이 주목을 받으면서 추가 지정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시가 느닷없이 독자 유치에 나서자 '상생발전에 역행한다'며 강력 반발했다. 화순군 관계자는 "말로는 상생 상생하는데 이게 무슨 상생이냐"고 광주시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광주시가 독자 유치에 나서면서 정부 설득도 어렵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첨복단지는 의료분야 연구개발과 산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장관이 지정 고시하며, 수조원의 국가예산이 들어간다. 정부는 2009년 공모를 통해 충북 오송과 대구에 각각 첨복단지를 조성했다. 대구는 합성신약과 IT(정보통신) 기반 첨단의료기기 분야를, 충북 오송은 바이오신약·생명공학(BT) 기반 첨단의료기기 분야를 집중 육성 중이다.

이후 전국 지자체가 추가 지정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두 곳이 정상궤도에 올라서지 않았다며 거부했다. 이에 맞서 전국 지지체는 추가 첨복단지 조성을 대선공약에 포함해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광주·전남처럼 인접지역이 경쟁할 경우 정부가 과열을 명분 삼아 추가 지정을 회피할 수 있다는 게 전남도 설명이다. 특히 정부가 권역별 단일안을 요구할 경우 주도권 다툼마저 예상된다. 전남도 관계자는 "정부가 단일안을 요구할 경우 유치 갈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광주시와 전남도의 구상은 기본내용과 거점지역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광주는 AI와 헬스케어 중심이고. 거점지역이 광주 첨단산업단지다. 반면 전남은 백신을 이용한 면역치료가 주요 내용이고, 화순이 거점지역이다. 이를 합칠 경우 주도권 다툼이 일어나 유치에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사전 협의가 중요했는데도 광주시는 독자 추진을 선택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각자가 유치활동을 하다가 공동대응에 나서면 유치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면서 "전남도 역시 이런 구상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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