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발전사 원도급자 설계금액 공개

2022-01-11 10:50:33 게재

하도급관리 표준안 제정

불법 하도급거래 근절

발전정비산업에서 반복되고 있는 불법 하도급 문제를 해소하고 중소 협력사를 보호하기 위한 기준(가이드라인)이 제정됐다. 불법 하도급거래가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경만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에 따르면 지난 3일 남동발전 중부발전 서부발전 남부발전 동서발전 등 5개 발전공기업은 '발전정비산업 하도급관리 표준안'을 제정했다.

표준안에는 △발전 5사 공통 발전정비산업 하도급관리 표준절차서 마련 △발전정비산업 하도급 공사계약 정상화 및 감독 강화 △불법 하도급 예방을 위한 건전한 신고문화 구축 등 3가지 내용이 담겼다.

특히 도급업체의 표준하도급 설계서 작성을 의무화해 발주자 설계내역과 설계금액 등 공사발주내역(오더)을 하도급사에 공개하도록 했다. 그동안 하도급업체들은 수직적인 하도급계약의 특성상 발주자 설계금액 조차 알지 못한 채 도급업체가 정한 계약금대로 하도급 계약을 맺어왔다.

이로 인해 공기업인 발전사들이 수행하는 각종 정비공사에서 하도급 공사비가 50% 가까이 삭감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발전정비의 불법 하도급 문제는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다.

5개 발전사와 한국수력원자력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전공기업이 발주하는 발전정비공사는 총 788건으로 계약금액은 약 4조3000억원에 달한다.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하도급 계약금액이 법정지급비율에 미달하는 경우 적정성 심사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발주자인 발전공기업은 하도급 계약금액이 도급업체 도급금액의 82% 미만이거나 발주자(발전공기업) 설계가격의 64% 미만일 경우 하도급 계약 내용에 대한 적정성을 심사해야 한다.

하지만 하도급에 대한 도급업체의 공사대금 후려치기 갑질이 반복됐다. 도급업체가 관리비 차감 명목으로 계약금액을 낮춰 재설계하는 과정에서 하도급 공사비가 50% 가까이 삭감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 것이다.

김경만 의원은 발전사의 허술한 하도급 관리를 원인으로 꼽았다. 하도급 승인 절차에 대한 뚜렷한 관리지침이 없다보니 발전공기업들은 하도급 승인 시 도급업체 도급금액 중 하도급 계약금액 82% 이상 여부만 확인한다. 도급사가 공사비를 재설계해 계약한 하도급 금액에 대해서는 법정지급비율 준수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불공정 하도급 거래가 발생해도 적발이나 처벌로 이어지지 않았던 이유다.

김 의원은 "현행법상 공공기관 발주자는 하도급 계약금액이 법정지급비율에 미달하는 경우 적정성심사를 실시하는 등 적정한 하도급 관리를 해야 한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국감 이후 김 의원은 발전사들과 함께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3일 표준안 제정에 대한 발전사 간 최종 합의가 이뤄졌다.

김 의원은 "저가 하도급 문제 예방은 하도급 대금 산출내역을 공개해 하도급사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표준안 제정으로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공사에서 만큼은 불법 하도급이 근절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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