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중소기업 어떻게 할 것인가

경영환경 위험변수 늘어 … 개방형혁신으로 자생력 강화가 답

2022-01-12 11:08:27 게재

경쟁격화·인력난에 디지털화·ESG 등 개별기업 대응 불가능

"중소기업간 협업에 나서고, 가능한 일부터 실천하는 게 기본"

'전호후랑'(前虎後狼). 중소기업인들이 뽑은 올해 경영환경을 대변하는 사자성어다. 전호후랑은 앞문에서 호랑이를 막고 있는데 뒷문으로 이리가 들어온다는 뜻이다. 올해 경영환경이 엄중하고 예측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경영환경에 영향을 주는 국내외 변수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내수시장 경쟁 격화, 인력난, 각종 규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양극화, 주52시간제 등 지속되는 난제에 뉴노멀(새로운 기준) 등장은 중소기업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코로나 감염 확산세가 줄어들지 않고 원자재가격 상승, 탄소중립,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확산, 디지털화, 신산업과 전통산업간 갈등, 코로나 변이 확산,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이 중소기업들에게 새롭게 닥친 장애물들이다.

여기에 올해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 화학물질관리법도 본격 적용된다. 대통령 선거와 전국 동시 지방선거도 중소기업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친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하지만 개별 중소기업들이 감당하기에는 매우 버거운 현실이다.

◆중소기업 78.6% "경제 위기' = 중소기업들 현실은 각종 통계에서 확인된다.

많은 국내외 전문연구기관들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던 세계경기가 하반기부터 하향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세계경기 영향으로 한국산업 회복세가 지난해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소기업은 K자형 회복 경기회복 과정에서 업종, 규모간 격차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기업들이 올해 경영환경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이유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지난해 12월 중소기업 58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경영전망 조사에 따르면 응답 중소기업의 78.6%는 우리나라 경제가 위기라고 응답했다. 위기가 아니라는 대답은 21.4%에 그쳤다. 64.0%는 우리나라 경제가 당분간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2022년에 회복될 것이라는 응답은 4.8%에 불과했다.

중소기업 61.9%는 2022년도 경영환경을 2021년과 같이 위기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2021년 대비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20.7%, 개선될 것이라는 대답은 17.4%로 나타났다.

향후 5년간(2022∼2026년) 전망에서도 중소기업의 27.9%만이 경영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봤다. 절반 이상(51.2%)은 향후 5년간 2021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1년 수준 대비 악화될 것이라는 대답도 20.9%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중소기업 경영실태 및 2022년 경영계획 조사'에서도 2022년 경영환경 전망에 대해 '현재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이 65.8%로 가장 많았다. '악화'는 18.8%, '호전'은 15.4%였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조사에서 2022년도 경영계획 수립 시 가장 우려하는 점으로 절반 이상(59.0%)이 판매원가 상승을 꼽았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용 증가 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인력수급 곤란(35.0%), 채무부담 심화(23.4%), 정부지원 축소 가능성(17.4%) 등 순이었다.

중소기업은 향후 5년간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대-중소기업 간 격차 해소 (38.8%)와 우수인력 확보 및 유지(36.6%), 기술혁신 및 생산성 향상(32.2%), 신시장진출 및 사업전환(24.0%) 등을 요구했다.

중기중앙회 조사에서도 올해 예상하는 주요 애로사항으로 △원자재가격 상승(39.0%) △내수부진(26.0%) △인력수급 곤란(21.8%) 등으로 나타났다.

◆ 제도 혁신과 스케일업 필요 = 중소기업들은 올해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할 방안으로 '협력'을 꼽았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는 대한민국과 중소기업에게 매우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며 '모두가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자"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인들은 올해 경영환경을 대변하는 사자성어로 '전호후랑'과 함께 '중력이산'(衆力移山)을 꼽았다. 중력이산은 여러 사람이 서로 힘을 합하면 태산도 옮길 수 있다는 뜻이다. 위기와 불확실성 속에서도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 난관을 극복하려는 강한 의지를 담은 것이다.

전문가들도 중소기업에 적극적인 개방형 혁신과 실천력을 요구했다.

김세종 이노비즈정책연구원장은 "4차산업협명시대에 개방형 혁신은 중소기업 미래를 결정할 요인"이라며 "최근 공급망 체계가 흔들리면서 기업간 협업은 미룰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서 "중소기업을 연결해 규모화를 유도하고 중소기업 생존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중소기업간 협업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중소기업 간 협업과 네트워크를 통해 규모의 불리함을 극복해야 하지만 현장은 반대로 가고 있어 안타깝다"고 전했다.

주영섭 서울대 특임교수는 "중소기업들은 디지털 대전환, ESG, 중대채해처벌법 등을 겁낼 필요가 없다"며 "중소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예를들면 환경(E)의 경우 전 직원의 에너지와 자원절감 생활화, 제품 설계 시 환경영향 고려, 에너지 효율이 좋은 기계장비 선정 등이다. 중대재해법도 평소에 안전과 재해에 대해 직원 의견을 수렴해 개선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여나가는 일을 하자는 것이다.

중소기업계도 성장시대로의 대전환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 5대 과제'를 제안했다. 5대 과제는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 해결 △노동과 고용의 균형 △탄소중립과 ESG,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따른 중소기업 지원 강화 △기업승계제도 현실화와 혁신성장 규제 혁파 △중소기업협동조합 역할 강화 등이다.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은 "4차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지금 우리 경제시스템과 제도 전반에 걸친 혁신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지적했다.

석용찬 메인비즈협회장은 디지털경제시대에 우리경제의 지속성장을 위한 핵심과제로 중소기업의 스케일업을 꼽았다. 석 회장은 "중소기업의 스케일업은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저성장과 양극화를 완화하고 허리가 튼튼한 경제구조로의 대전환을 위한 필수적인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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