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건희 보도에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 안도감

2022-01-17 11:35:01 게재

"첫 방이 헛방, 동력 떨어질 것" … 윤 후보 '겸허한 자세' 관측

홍준표 "최순실 사태 걱정" 추미애 "커튼 뒤에서 조종, 영악"

대선 판세를 뒤흔들 핵폭탄으로 지목됐던 '김건희씨 7시간 통화'가 보도된 뒤 국민의힘에서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안도감이 커 보였다. 우려했던 '위험 발언'은 없었다는 자평이다.

김씨 발언의 수위에 따라 입장 표명을 고심하던 윤석열 후보는 17일 부인 통화가 정치적 논란이 된 데 대해 겸허한 자세로 유감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민의힘의 안도와 달리 보도 발언만으로도 후폭풍이 거셀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MBC, 김건희씨 '7시간 전화 통화' 일부 내용 공개│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내용을 다루는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 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김건희 완전히 의혹 벗었다" = MBC의 방송을 초조하게 기다렸던 국민의힘에서는 안도감이 엿보인다. 선대본부 핵심관계자는 17일 "첫 방이 중요한데, 헛방이었다는게 대체적인 평가 아니냐"며 "저쪽(여당과 언론)의 (공격) 동력도 확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보도된 김씨 발언에 '위험 발언'은 없었다는 자평이다.

다른 선대본부 관계자도 "인터넷 커뮤니티 이런데 보면 크게 잘못한 발언은 없다는 평가가 많다"며 "사적인 대화라는걸 감안해서 들으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소위 김건희 파일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옛말이 하나도 틀린게 없단걸 다시한번 확인해주었다"며 "MBC 덕분에 김건희 여사는 완전히 의혹을 벗었고 윤 후보는 이번 주말쯤 지지율 50%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윤 후보가 위기를 넘기고 오히려 급반등 기회를 가질 것이란 기대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아직은 좀 더 조심해야한다는 신중론이 있다. MBC가 내주에 한 번 더 방송을 예고한데다, 다른 언론이나 유튜브에서도 통화내용을 공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차 방송만으로 안도하기에는 섣부르다는 지적이다. 앞서 선대본부 핵심관계자도 "아직 공개되지 않은 통화내용도 있고하니까, 우리는 낮은 자세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도 16일 "보도의 공정성 측면에서 이재명 후보의 형수욕설 발언도 같은 수준으로 방영되어야 한다"고 공세를 취하면서도 "전화 녹음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뤄진 사적 대화이지만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연장선상에서 윤 후보도 17일 오후 낮은 자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선대본부에서는 김씨의 발언 내용에 따라 윤 후보의 입장 표명 수위를 조절한다는 입장이었다. 만약 '위험 발언'이 나왔다면 높은 수준의 사과가 불가피했겠지만, 윤 후보의 이날 입장 표명은 그 정도까지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다만 통화 내용이나 보도 경위와 무관하게 후보 부인이 논란이 된데 대해 윤 후보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 앞에 '겸허한 자세'를 보일 것이란 전언이다.

◆후폭풍 예상하는 시각도 = 국민의힘의 안도와 달리 보도된 내용만으로도 후폭풍을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김씨 발언 중에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이 적잖기 때문이다.

당장 홍준표 의원은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홍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서 "'틀튜브(어르신을 의미하는 '틀니'와 유튜브를 합친 말)들이 경선 때 왜 그렇게 집요하게 나를 폄훼하고 물어뜯고 했는지 김건희씨 인터뷰를 잠시만 봐도 짐작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김씨를 겨냥해 "참 대단한 여장부"라고 비꼬았다. 홍 의원은 17일에는 윤 후보 부부와 친분이 있는 무속인이 선대본부에 영향을 미친다는 보도와 관련 "최순실 사태처럼 흘러갈까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다만 홍 의원은 두 개의 글을 뒤늦게 삭제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17일 "MBC '스트레이트' 시청 소감은 보수정당이 다시 한 여인에 의해 완벽하게 접수되어 선거를 조종당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윤 후보를 커튼 뒤에서 조종하는 김건희씨는 마구 내지르는 최순실보다 훨씬 은근하고 영악하다"고 비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엄경용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