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고조 '우크라' 미-러 신경전 가속화

2022-01-20 10:49:39 게재

바이든 "우크라 침공시 재앙될 것"

러 "침공 않을 것, 미국 히스테리 멈춰야"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가 날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둔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우크라이나 침공 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전에 결코 본 적이 없는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서방을 시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한 뒤 "내 추측은 그가(우크라이나로) 침입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는 뭔가를 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침공의 현실화를 예상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여전히 전면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 전면전은 러시아가 큰 비용을 치르는 대규모 대응을 촉발할 것이라고 재차 밝혔다. 다만 바이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가입 금지를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 우크라이나가 머지않은 시점에 나토에 가입할 것 같지는 않다고 예상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19일 수요일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에 반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계획이 없다고 반박하면서 오히려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도발로 내몰지 말라고 주장했다. 또 미국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없을 것임을 문서로 명확히 해야 한다는 기존 요구도 되풀이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일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노보오가료보 관저에서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임시회의에 영상 링크를 통해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세르게이 랴브코프 외무차관은 19일(현지시간)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인 '발다이 클럽' 회의에서 서방이 우려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없을 것이지만, 서방으로부터 안전보장을 받는 것은 러시아의 절대적 우선순위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유럽이나 다른 어딘가에서 전면전이 발생할 위험은 전혀 없다고 확신한다"면서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군사 공격하거나 우크라이나로 침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서방이 호전적인 우크라이나 정권을 부추기는 활동을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에 대한 압박의 지렛대로 삼으려는 미국과 나토 때문에 유럽 안보 상황이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나토 조차도 '미국 +'라며 미국과의 협상이 일차적이라고 주장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미국이 단독으로 우크라이나와 다른 국가들을 나토 회원국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약속을 법률적 구속력이 있는 형태로 한다면 그 대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이날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은 러시아 군대가 아니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무기 공급과 군사훈련, 나토 공군기들의 비행 등이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전날 페이스북 성명을 통해 "미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 고위관리들이 한 목소리로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서 긴장 완화 조치가 없으며 러시아가 언제라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고전하면서 "러시아는 누구도 침공할 의도가 없음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돈바스(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문제를 둘러싼 히스테리를 멈추고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 것을 촉구한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크라이나의 '매파'들을 도발로 내몰지 않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미국이 러시아의 침공 위험을 확대 조장해 우크라이나 위기를 고조시키면서, 우크라이나 내 강경주의자들을 러시아에 대한 도발로 내몰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지난해부터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약 10만 명의 군대를 배치하고 올해 초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러시아는 미국 등의 우크라이나 침공준비설을 반박하면서, 오히려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강화하며 러시아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이웃한 벨라루스에서 내달 10~20일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라면서 우크라이나를 압박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19일 '연합의 단호함-2022' 훈련에 참여할 첫번째 러시아 부대가 군사장비들과 함께 이미 벨라루스 훈련장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정재철 기자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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