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진단

앞으로 10년 먹을거리는 메타버스에 있다

2022-01-21 13:26:58 게재
안유화 중국증권행정연구원 원장,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

며칠 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자신이 설립한 백신 소프트웨어기업 안랩이 10년 전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에 투자한 2000만원이 현재 25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10년 사이에 1287배 넘는 수익을 올린 셈이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연금도 이런 투자를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인의 얘기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10년 전 348조9000억원이었던 국민연금 적립금의 0.286%인 1조원을 이런 회사에 투자했다면 어땠을까.

지금은 과학기술 중심 사고를 기반으로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통찰력이 아주 중요한 시대다. 우리는 이 시점에 미래 10년 우리에게 1000배의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기회는 어디에 있을까를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때다. 그중 한 영역이 메타버스다.

메타버스가 구현하는 4가지 세계

메타버스는 '초월, 그 이상'을 뜻하는 그리스어 메타(Meta)와 '세상,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메타버스는 가상과 현실이 상호작용하며 공진화하고, 그 속에서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루어지면서 가치를 창출하는 세상이다.

예를 들면 현실에 대한민국이라고 하는 국가가 있으면 가상공간에서도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구현할 수 있으며, 앞으로 가상의 대한민국이 만들어내는 경제적 부가가치(GDP)가 현실의 GDP를 초월할 수도 있다. 사용자들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다양한 콘텐츠 창작과 소비를 통해 엔터테인먼트 소셜라이징 학습 상업활동을 영위하게 된다.

메타버스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 라이프로깅(Life-logging), 거울세계(Mirror Worlds), 가상세계(Virtual Worlds)의 4가지 세계로 구분되어 표현된다. '증강현실'은 포켓몬고와 같이 현실에서 받기 어려운 감각을 증강시킬 목표로 현실에 CG나 시청각적 장치를 보태 가상세계를 덧붙이는 것을 말한다. 실제 공간 위에 가상의 정보를 겹쳐 현실세계를 확장하는 개념이다.

'라이프로깅'은 SNS나 블로그처럼 개인의 일상적 경험과 활동 정보가 가상에 연결돼 통합되는 형태를 가리킨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신체 데이터를 연동하는 일도 여기에 속한다.

'거울세계'는 구글맵이나 배달의 민족, 줌 원격회의 등과 같이 가상공간에 외부의 환경정보가 통합된 구조를 말하며 현실세계를 가상으로 재현한 것이다.

'가상세계'는 로블록스 제페토 포트나이트 등 온라인게임과 영화 '레디플레이어원' 같이 현실과 별개로 작동하는 완결된 구조를 갖춘 가상의 세계를 가리키며, 개인은 완전히 가상으로 구현된 가상세계에서 생활할 수 있다.

메타버스는 현실세계와 평행한 가상의 공간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 자체로 경제활동을 하거나 문명을 이룰 수도 있다.

준비 못한 기업은 경쟁에서 밀려날 것

시공간 제약이 없는 '확장성'과 '국제성', 현실세계와 유사한 '실재감', 미래 잠재고객인 1020세대 이용자에 대한 '접근성', 커뮤니티 중심의 '연대' 등 메타버스 플랫폼의 장점 때문에 유수의 글로벌 브랜드 기업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었다.

유무형의 IP를 가진 사업자들이 가상-현실이 융합하는 메타버스를 통해 보유 IP의 활용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새로운 고객 발굴, 브랜드 가치·매출 향상을 기대한다. 디즈니랜드는 AR,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현실과 가상이 융합된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제공할 수 있는 '테마파크 메타버스'(Theme park metaverse)를 계획 중이다.

향후 IP 사업자와 제휴를 확대하려는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과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하는 IP 사업자 간 주도권 확보를 위한 연합·경쟁이 예상된다. 대중을 대상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털 개념의 메타버스 플랫폼과 특정 분야 수요에 특화된 전문 메타버스 플랫폼 등으로 세분화될 전망이다.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사용자들의 마음을 훔치는 것은 플랫폼과 그 안에서 제공되는 양질의 콘텐츠다. 초기 서비스 제공자나 소비 중심의 메타버스가 이용자 중심, 생산과 소비의 연계, 현실경제와의 연관성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변화하면서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로블록스의 경우 월간 활성 이용자(MAU, Monthly Activity User)수는 1억5000만명 수준이고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통해 700만명의 이용자가 만든 게임은 5000만개가 넘는다. 이들의 수익은 2018년 7180만달러에서 2020년의 3억2870만달러로 급증했다.

제페토 역시 2018년 출시 후 가입자수는 2억명이 넘고, 이용자는 제페토 스튜디오를 통해 만든 아이템을 판매하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현재 이용자 제작 아이템이 전체 아이템 판매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하루에 7000~8000개씩 신제품 의상이 제작되고 있다. 포트나이트 사용자는 3억5000만명 수준이며, 미국 가수 트래비스 스콧은 게임 내 파티로얄(Party Royal)을 통한 가상 콘서트로 오프라인 대비 10배 매출을 올렸다.

향후에 메타버스 플랫폼 경쟁은 한 기업과 다른 기업간의 경쟁이 아니라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군과 다른 플랫폼 기업군과의 다방면 경쟁으로 진화할 것이다. 기업이나 개인은 메타버스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 움츠리기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스스로 메타버스 길을 만들어가야 한다.

메타버스 시대는 앞으로 살아가야 할 우리의 미래다. 혁신적인 기술과 현실세계를 벗어난 제3의 인터넷 세계 흐름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미리 준비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기업과 개인은 미래의 경쟁에서 밀려나게 될 것이다.

미래시대 흐름이기에 투자가치 있어

앞으로 10년 1000배의 투자기회는 메타버스 관련 기업에서 나타날 것이다. 안랩의 로블록스의 성공 투자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메타버스의 첫번째 종목인 로블록스는 상장되자마자 자본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어 첫날 54.4% 급등했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최근 20년 동안 새로운 개념과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이와 같은 추세가 나타났다. 현재의 신에너지 자동차 전쟁이 2007~2010년의 휴대폰 전쟁과 비슷하다면, 메타버스는 1999년의 인터넷, 2010년의 비트코인·블록체인과 맞먹는다.

1999년 텐센트나 알리바바, 2010년 비트코인에 투자했다면 지금 수익은 어땠을까. 소프트뱅크 손정의는 오랜 세월동안 알리바바라는 히트주식에 꾸준히 투자했고 대부분의 투자에서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것은 알라바바의 투자수익이 수만배이기 때문이다.

메타버스가 투자할 가치가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미래시대의 흐름이기 때문이다. 투자란 흐름을 전망하고 흐름에 배팅하는 것이다. 자본들이 미래흐름에 투자하면서 진짜 미래가 만들어진다. 자본이 가는 곳이 바로 성장이 일어나는 곳이다.

메타버스는 많은 회사들이 만들어나가야 하는 미래다. 현재 두가지 측면에서 투자기회를 찾을 수 있다. 그것이 바로 기술 차원과 응용 시나리오 차원이다. 기술적 측면은 VR, AR 및 스마트글라스, 5G 인프라, 클라우드 서버나 데이터센터 등을 지칭한다. 응용 시나리오 측면에서는 메타버스가 먼저 게임 전시 교육 설계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착륙한 후 앞으로 도시계획 의료 공공서비스 및 산업제조 전반 분야에서 확대 응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버스 개념은 일반인들에게 새롭고 그것을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지금부터 그것을 관찰하고 연구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볼 때는 더 이상 기회가 되지 않는다.

안유화 중국증권행정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