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안·홍·유(윤석열 안철수 홍준표 유승민) … '보수야권 원팀' 엇박자만 늘어난다

2022-01-21 13:24:34 게재

단일화 연일 입씨름만 … "엮이고 싶지 않아" "국민이 몰아줄 것"

홍, 21일 "캠프 참여 무산 유감" … 윤-유 '불편한 감정' 여전 관측

3.9 대선을 앞두고 보수야권의 '원팀' 구성이 난항이다. 시간은 촉박한데 엇박자만 늘어난다. 윤석열-안철수 단일화는 거친 언쟁만 오갈 뿐 제대로 된 논의는 시작도 못하고 있다. 윤 후보와 경선에서 맞붙었던 홍준표·유승민과의 거리도 점점 멀어지는 모습이다.

◆자칫 '3자 필승론'으로? = 압도적 대선 승리를 위해 보수야권의 후보단일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꼽히곤 한다. 보수가 분열된 상태로 치러진 1997년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석패했다. 2017년 대선에서도 홍준표 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얻은 표를 합치면 1위 문재인 민주당 후보보다 많았다.

회동결과 브리핑하는 윤석열 대선후보와 최재형 전 감사원장│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20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당내 경선에서 경쟁했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만나 회동후 함께 회동결과에 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이 때문에 3.9 대선에서도 윤석열-안철수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보수진영에서 나오지만, 당사자들은 손사래친다. 훗날 단일화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신경전으로 보이지만, 감정이 과하게 쌓이면 협상이 어려워진다. 자칫 '3자 필승론'(이재명·윤석열·안철수 출마 구도가 단일화보다 유리하다는 논리)으로 흐를 수도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0일 영남일보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선거 때는 단일화를 한다고 했는데, 합당은 하지 않았다. 그 다음에 대선 출마는 고려하지 않는다더니 대선 출마를 했다. 이제와서 보니까 단일화는 없다고 하더니 '안일화(안철수로의 단일화)'는 가능하다고 한다. 저희가 왜 그분의 말을 들어야 하나. 시시각각 말이 변하는 분인데, 재밌는 분이다. 같이 엮이고 싶지 않다"며 안 후보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유권자가 윤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하면 안 후보 지지율은 다시 한자릿수로 떨어질 것"이라며 "그 정도면 단일화는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안 후보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안 후보는 20일 YTN 인터뷰에서 '안일화'에 대한 질문을 받자 "아마 국민께서 그렇게 판단해서 몰아주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안 후보는 "막판으로 갈수록 누가 이재명 후보와 이길 수 있는 야권후보냐에 관심이 집중이 되고 국민들의 표가 한 쪽으로 몰릴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거기서 자연스럽게 정리가 되지 않겠냐"고 밝혔다. 별도의 단일화 협상보다는 선거 직전에 자신에게 지지세가 몰리면 자연스럽게 단일화가 될 것이란 주장이다.

야권에서는 늦어도 2월초에는 단일화 협상이 시작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양측의 감정싸움이 극심한데다 안 후보 지지율이 10%대에 안착하는 흐름을 보이면서 협상을 시작하기 위한 계기를 찾기조차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고성과 삿대질 악연 = 윤 후보와 경선에서 겨뤘던 홍준표·유승민과의 '원팀' 구성도 난항이다. 윤 후보는 홍 의원과 19일 만찬을 갖고 선대본부 합류를 제안했지만 홍 의원이 종로·대구 중남구 전략공천안을 제안하면서 접점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윤 후보는 '홍준표 공천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고, 홍 의원은 21일 사실상 선대본부 합류 무산을 선언했다.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모처럼 좋은 분위기에서 합의된 중앙선대위 선거 캠프 참여 합의가 무산된 점에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문제 본질은 국정운영 능력 보완을 요청한 것과 처가 비리 엄단을 요구한 것에 대한 불쾌감에 있었다고 해야 할 것"이라며 "그것은 비난할 수 없으니 공천 추천을 꼬투리 삼아 윤핵관을 앞세워 나를 구태 정치인으로 모는 것은 참으로 가증스럽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자신(윤 후보)을 위해 사전 의논 없이 공천 추천을 해줬는데, 그걸 도리어 날 비난하는 수단으로 악용하는데 이용 당하는 사람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의 합류도 어려운 분위기다. 윤 후보는 20일 유 전 의원과의 소통을 묻는 질문에 "말하기 어렵고, 계속 소통하려고 노력한다"고만 말했다. 사실상 유 전 의원과의 접점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전언이다. 이는 경선 때부터 양쪽에 쌓인 감정 때문으로 읽힌다. 윤 후보와 유 전 의원은 TV토론에서 수차례 격한 말싸움을 벌였다. 토론회 뒤에는 고성과 삿대질까지 오갔다는 뒷말이 나왔다. 윤 후보는 묵은 감정 때문에 '유승민 껴안기'를 주저할 수 있고, 유 전 의원도 '대통령감'으로 인정하기 어려운 윤 후보를 돕는걸 꺼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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