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다양한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 합성어)와 첨단 안전기술이 장착된 미래차로 발전하면서 차량용 통합 운영체제(OS)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24일 '자동차 전장화와 통합형 OS 개발 경쟁 동향' 보고서에서 "완성차 업체들은 스마트폰 전환기에 IT 기업의 OS 전략과 결과를 학습했다"며 "이에 통합형 OS 개발을 통한 SW 생태계 확보가 미래차 시대 핵심 이슈임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들이 통합형 OS 결과물을 비교하게 될 시점은 2024년 전후가 될 것"이라며 "이때까지가 미래차 OS 경쟁을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전망했다.

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자동차 산업에서는 전장부품 증가 및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발전에 따른 연산량 증가, 전기차 성장 등으로 자동차의 '전기·전자(E/E) 아키텍처'가 변화하고 있다.

E/E 아키텍처는 자동차에서 요구되는 전기·전자 기능을 제공하기 위한 전자제어유닛(ECU)의 기능 분배와 전원 및 통신에 대한 설계를 뜻한다. 70∼100여개의 ECU를 탑재하던 분산형에서 소수의 ECU가 통합 기능을 수행하는 중앙집중형으로 변화하고 있다.

중앙집중형 E/E 아키텍처로의 설계 변화와 함께 완성차 업체에서는 SW 관점에서의 통합형 OS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자동차연구원은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통합형 OS 개발방식이 크게 안드로이드를 활용하는 전략과 자체 개발 전략 등 두 축으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스텔란티스, 혼다, 볼보, GM, 르노-닛산 등은 차량 전반의 통합·제어 기능을 제공하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를 활용한다.

이는 안드로이드에 익숙한 소비자 가전의 사용자 경험을 자동차로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완성차 업체가 사용자 인터페이스(사물의 경계가 되는 부분과 그 경계에서 통신 및 접속이 가능하도록 하는 매개체)를 차별화하는데 제약이 있을 수 있다는 단점도 제기된다.

반면 테슬라, 다임러, 도요타, 폭스바겐, 현대차그룹 등은 통합 OS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 이 전략은 차량 설계 특징에 기반한 OS 구조화와 브랜드 차별성 확보가 쉽고, 자체 기술을 바탕으로 빅 테크 기업과의 중장기 경쟁에 대비한 역량도 마련할 수 있다.

다만 해당 OS가 자사 완성차에만 적용되다 보니 사용자가 부족해 자체 SW 생태계의 성장이 제한될 수 있고, 성공이 불확실해 독자개발에 내부 자원 소비가 많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장대석 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이처럼 SW 경쟁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어 앞으로 OS 개발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완성이 늦어지거나 결과물이 좋지 않은 업체는 타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