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터뷰 | 양승훈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16학번

"답을 찾는 과정이 나를 나아가게 했다"

2022-01-25 11:12:21 게재

'학생자율교육 프로그램'

자기설계 교육과정 운영

졸업을 한 학기 남겨두고 있는 양승훈씨는 교내 '학생자율교육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자신의 전공 이해력을 높였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역량으로 해낼 수 있는 전공은 대부분 1~2개인데 그 전공만으로 일방적인 강의수업만 듣다보면 사실 우물 안 개구리로 학부 과정을 마칠 수 있다"며 "전공과목 외에 학생 스스로 연구 소양을 기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도록 학사 운영의 유연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현재 전공과 진로 희망은?

자유전공학부에서는 주전공 2개를 선택해 이수해야 한다. 현재 학생설계전공인 '지속가능한 푸드시스템'과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다.

진로 희망은 비즈니스나 기업체를 통한 지속가능한 푸드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환경에 대한 부담은 최소화하고 생산자나 노동자가 합당한 대우를 받으며 취약계층이 음식과 영양에 있어 소외받지 않는 푸드시스템을 실현하는 경영자가 꿈이다.

■ '학생자율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개인적으로 '노인 지하철 택배' 소셜벤처 운영에 참여했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전에 없던 변화를 겪으며 '성공'이라는 삶의 목표와 방향성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됐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회적 가치에 중점을 두는 삶에 주목하게 되었고 소셜벤처 운영에서 얻은 경험과 전공인 경영학을 활용해 이를 사회에 실현해보고 싶었다.

학생자율교육 프로그램 중에는 '연구'와 '세미나' 이외에 '가치 탐구와 실천'이라는 특별 프로그램이 있다. 마침 결식, 영양소 결핍 등으로 알려진 '먹거리 미보장'(Food insecurity) 문제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터여서 바로 신청했다.

경영과 음식, 사회적인 가치가 만나서 '코로나19 속 국내 먹거리 미보장 문제'라는 연구 주제를 내올 수 있었다.

■ 참여 경험이 진로 탐색에 어떤 도움이 됐나?

학생설계전공의 방향성을 다시 잡을 수 있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에는 학생설계전공명이 '음식학'이었다. 연구 과정을 통해 학생설계전공의 전공명이 광범위한 '음식학'에서 세부적인 '지속가능한 푸드시스템'으로 바뀌었다.

전공명을 바꾸는 과정에서 내가 앞으로 어떤 길을 걷고 싶은지 답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국내는 물론 해외 기관과 기업체들을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먹거리 미보장' 문제에 대응하는 소셜벤처가 해외에서도 흔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큰 소득이다. 저학년 때는 전공을 공부하면 나중에 전문적인 지식을 갖출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사실 학부 과정에서 배우는 것은 넓고 얕은 지식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전공을 통해 자신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막연한 두려움이 생기기 시작한다.

수업 안에서 스스로 가지고 있는 궁금증을 발견하고 학문적 툴을 이용해 정형화된 방법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참여가 진로를 심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 기억나는 에피소드나 인상깊었던 경험 사례는?

'Rescuing Leftover Cuisine'이라는 미국의 먹거리 미보장 관련 비영리기관 인터뷰가 뜻깊었다. 해당 기관은 이메일을 통해 '한국 대학생들이며 연구를 위한 인터뷰를 모집 중이다'라고 연락했을 때부터 호의적으로 협조해주었다.

실제 인터뷰 당일에 알게 된 사실은 해당 기관의 창립자 겸 대표가 나와 나이 차이가 많지 않은 한국 이민 2세대라는 것이었다.

기관을 창립한 이유에 대해 질문하자 '아버지가 어린 시절 한국에서 겪었던 굶주림에 대한 경험을 종종 공유해주었고 미국 사회, 특히 주변에서도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어 이를 해결하는 것에 자연스레 관심을 가지게 됐다'라고 대답해줬다.

앞선 세대의 한국에서의 경험이 미국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기여하고 있고 이런 연결점들이 돌고 돌아 내게 닿았다는 게 신기했다.

■ 학생 주도 연구 프로그램의 활성화를 위해 중요한 것은?

새로운 학문 분야와 융합 과정을 경험하려면 전문가의 지도가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연구는 논문 찾기로 시작한다. 나 역시 경영학이나 음식학은 물론 사회학, 경제학, 개발협력 등에 관한 논문을 많이 찾아보면서 전공 지식을 좀 더 확장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 과정에서 지도교수의 도움이 컸다.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님이 격주로 연구 과정을 점검해주고 계속 방향성을 잃지 않도록 조언해주셨다. 특히 중요한 부분을 놓치거나 연구의 길목에서 막힐 때마다 새로운 고민거리들을 던져주셨다. 그 답을 찾는 과정이 나를 다음 단계로 나아가게 했다.

홍혜경 리포터 hkho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