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불 외자유치첨병 '글로벌 투자유치단'
현직 글로벌 펀드 운용사 대표들 참여
서울 투자 홍보 & 직접 투자도 가능
서울투자청 투자유치 핵심 역할 수행
서울시 투자유치 전담기구인 서울투자청이 출범하는 가운데 핵심 역할을 담당할 글로벌 투자유치단에 눈길이 모인다. 서울시는 해외 유수 기업과 투자자본을 유치하는 역할을 수행할 전담기구인 '서울투자청'을 7일 출범한다고 밝혔다.
서울투자청은 해외기업을 대상으로 서울시가 직접 나서 투자유치를 위한 시장 분석부터 기업 유치, 투자 촉진 등 성공적인 서울 안착을 위한 전 과정을 지원하는 전담기구다. 2030년까지 외국인직접투자(FDI : Foreign Direct Investment)를 현재(2021년 179억 달러)의 2배 수준인 연 300억 달러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서울시 글로벌 투자유치단'이다. 대륙별 투자자 10명을 위촉·운영해 이들이 가진 네트워크를 활용, 서울시 투자환경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공격적인 투자유치전에 나선다.
기존에도 투자유치단이나 자문단이 없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유치단은 구성에 차이가 있다. 유치단엔 현재 자체 펀드를 운영 중인 벤처투자자 3명이 위촉돼 있다. 여기에 올해 10명을 추가 위촉한다. 해외 투자유치 전략지역을 고려해 위원을 구성하고 이들이 가진 네트워크를 활용하게 된다. 아시아 쪽은 신규 발굴, 투자여력과 잠재력이 큰 미국 유럽 중동은 2~3명씩 추가 발굴해 각각 위촉할 계획이다. 최소한 대륙별로 1명 이상 포함되도록 안배한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펀드 운용사에 소속된 투자전문가가 유치단 구성원으로 활약하게 된다. 현재 코렐리아 캐피털 한국대표(유럽), 쇼룩 파트너스 대표(중동), 이그나이트 엑스엘 벤처스 대표(미국)가 글로벌 투자유치단에 합류했다. 이들은 단순히 해외 투자유치 역할만 하지 않는다.
일례로 2021년 11월에 진행된 중동 최대 규모 '두바이 정보통신전시회'에 참여할 당시 중동 기반 투자자의 조언과 전략이 해외 시장에서 투자유치를 이끌어내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 현지 시장을 잘 아는 전문가이자 시장을 읽는 능력이 있는 투자자가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을 돕는 조력자로 활동하게 되는 셈이다.
현직 글로벌 펀드 운용사 대표들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이 투자유치 현실성을 높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글로벌 펀드 운용회사가 아닌 개인 자격으로 참여하는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투자유치 성과를 부풀린다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서다. 그간 지자체 등 공공기관 투자유치는 용두사미에 그친 적이 많다.
하지만 투자업계 관계자는 "운용사 대표 참여는 그 회사가 직접 투자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라며 "투자회사 대표가 가능성이 큰 투자 기회를 포착하고 다른 회사에 넘겨 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서울시가 내세운 2030년까지 연 300억 달러 투자유치가 오히려 보수적인 목표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서울시 투자유치 성과는 2021년 179억 달러에 도달했다. 여기에 최근엔 방탄소년단으로 대표되는 케이 팝(K-Pop), 오징어게임·지옥·지금 우리 학교는 등 넷플릭스를 장악한 케이 콘텐츠(K-Contents) 등 이른바 '케이 브랜드(K-Brand)'에 대한 호감이 세계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의 글로벌 경쟁력, 코로나 팬데믹이 가져온 제2의 벤처붐 등을 감안할 때 오히려 더 공격적인 목표와 투자유치 활동이 필요하다"며 "세계 도시들이 투자유치를 위해 온 힘을 기울인지 오래인데 서울 같은 큰 도시에 투자청이 없었다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당근마켓, 직방, 마켓컬리 등 국내 유수의 벤처기업 투자를 성공시킨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는 "서울투자청 출범은 투자업계 입장에서 정말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벤처생태계 활성화는 물론 건강한 투자문화 활성화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