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대통령 대 야당후보 '충돌' … 막바지 대선판 흔들까
2022-02-11 18:48:09 게재
여 "친문 지지층 결집" 야 "정권교체 여론 결집" 엇갈린 기대
대선 주도권 쥔 2030대 반응이 관건 … "결정적 영향 없을 것"
여권은 문 대통령과 윤 후보의 충돌이라는 돌발변수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게는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 후보는 여권지지층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 등 4대 기관 전국지표조사(7∼9일,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이 후보 지지율은 35%였다. 조사방식이 달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43%다. 여권지지층으로 꼽히는 30대(이재명 34%, 문재인 45%)와 호남(이재명 57%, 문재인 72%)에서 유독 격차가 크다. 문 대통령이 윤 후보와 충돌하면서 여권지지층이 결집할 것이란 기대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 후보 지지율이 문 대통령보다 낮은 편인데, 이번 충돌로 인해 일종의 여권지지층 결집 현상이 조금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보복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진 중도층과 40·50대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불렀던 검찰수사에 대해 부정적 기억을 가진 중도층과 40·50대는 윤 후보의 '적폐수사' 발언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이 후보를 선택할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적폐수사' 논란이 "윤 후보가 불필요한 리스크를 자초했다"는 점에서 아쉽지만, 대선 판세에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를 내비친다. 우선 문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면서 50%대를 넘나드는 정권교체 여론이 결집할 조건이 만들어졌다는 것. 윤 후보도 정권교체 여론을 전부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윤 후보가 충돌하는 양상이 되면서 윤 후보 지지를 유보하던 정권교체 여론이 마음을 바꿀 것이란 기대다.
문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면서 이 후보가 상대적으로 가려질 것이란 점도 호재로 꼽힌다. 대선에 출마한 건 이 후보인데, 정작 문 대통령이 여론의 주목을 받는 건 이 후보로선 달가운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다. 11일 오후 예정된 TV토론에서 '적폐수사' 논란이 이슈화된다고 해도 윤 후보가 서울중앙지검장·검찰총장 재직 시절 '살아있는 권력' 수사에 가해졌던 외압을 끄집어낸다면 그 또한 여권의 입지를 곤궁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여야의 엇갈린 기대와 달리 이번 '적폐수사' 논란이 막바지로 접어든 대선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번 대선은 2030대의 주도력이 어느 때보다 크다. 2030대가 대선 승패를 좌우한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조국 사태' 이후 2030대는 이념보다는 철저히 객관적 현실에 무게를 두는 인식 흐름을 보여왔다.
엄 소장은 "문제는 대선 판세를 주도하고 있는 2030대가 이번 논란을 어떻게 볼 것인가인데, 2030대는 '적폐가 있으면 당연히 수사해야하는 거 아닌가' 정도로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며 "2030대의 반응을 예상해보면 이번 논란은 대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대선 주도력을 쥔 2030대가 '적폐수사' 논란을 이념이 아닌 현실로 냉정하게 바라본다면 큰 표심의 변화는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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