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식품안전관리 새 패러다임 '스마트 HACCP'

2022-02-16 11:23:55 게재
김중범 순천대학교 교수 식품공학과

HACCP은 위해요소분석(HA, Hazard Analysis)과 중요관리점(CCP, Critical Control Point)의 약자로 식품안전관리의 대표적 제도다. 위해요소분석이란 식품 제조공정 중 위험요소를 찾아내는 것이고, 중요관리점이란 도출된 위험요소를 없애기 위한 최적의 공정을 선정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묵의 미생물을 살균하기 위해서는 가열공정을 중요관리점으로 선정하고 살균온도를 모니터링하고 기록해야 한다. HACCP 운영을 위해서는 중요관리점의 주기적 모니터링과 기록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겠다.

실시간 자동 기록·변조 방지 가능해져

2003년 어묵류 등으로 시작한 우리나라의 HACCP은 의무적용 확대 정책을 통해 현재 1만3924개소 식품제조업체가 HACCP 인증을 획득하고 유통식품의 약 89%가 HACCP 인증을 받았다.

그러나 일부 HACCP 인증 식품에서 이물이 발견되는 등 인증제도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HACCP 인증 식품에 의한 안전사고 원인은 주로 중요관리점의 주기적 모니터링 누락, 긴 모니터링 간격, 작업자의 부주의 등으로 분석된다.

특히 소규모 식품업체의 경우 잦은 이직으로 숙련된 HACCP 관리 직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HACCP 인증제도의 신뢰도 향상을 위해 중요관리점 모니터링 횟수 확대와 기록의 투명성 확보가 필요하다.

스마트 HACCP은 ICT 기술을 활용해 '중요관리점 모니터링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자동 기록·관리하고 확인·저장할 수 있도록 해 데이터 오기나 변조를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스마트 HACCP 적용 확대를 위해 '자동기록관리시스템' 규정을 마련하고 스마트 HACCP 모듈 개발, 기술지원, 시설자금 등 각종 지원사업을 추진해왔다. 현재 스마트 HACCP을 등록한 업체가 132개소다. 스마트 HACCP 등록 식품업체는 등록 사실을 포장지에 표시·광고할 수 있다. 때문에 소비자 신뢰가 향상되고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스마트 HACCP 등록업체의 매출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HACCP 모니터링을 위한 업무량이 감소되어 생산성이 향상되고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으며, 사고 발생 시 신속한 대응으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기업 손실비용, 정부 안전관리비용 절감

그러나 스마트 HACCP 보급은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향후 스마트 HACCP 보급의 적극적 확대가 중요하다. 특히 숙련된 HACCP 관리직원이 부족한 소규모 식품업체의 경우 자동 측정·기록이 가능한 스마트 HACCP 보급이 더욱 필요하다.

또한 식품안전관리 시스템의 발전을 위해 인공지능으로 식품 제조공정의 위생·안전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스마트 HACCP 고도화도 요구된다. 스마트 HACCP에 인공지능을 접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모니터링 데이터로 구축된 빅데이터가 필요하다. 따라서 모니터링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제조공정별 맞춤형 센서 개발과 빅데이터를 관리·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 전문가 양성이 중요하다.

향후 스마트 HACCP 보급이 확대·고도화되면 식품 안전사고 발생을 예방해 기업체의 손실 비용과 정부의 식품안전관리 비용을 절감하고, 소비자의 건강증진에 기여하는 새로운 식품안전관리 체계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