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퇴출 공포에 코로나 봉쇄에 … 중국 빅테크 주가 10%↓
2022-03-15 11:09:37 게재
우크라 사태발 신냉전 분위기 미중갈등 악화
1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징둥닷컴(-10.52%), 알리바바(-10.32%), 바이두(-8.37%)는 뉴욕증시에서 언제 퇴출당할지 모른다는 공포감 속에 일제히 급락세를 보였다. 이들 종목은 기준으로 52주 신저가 기록도 갈아치웠다. 연초 대비 알리바바는 27%, 바이두는 20% 각각 떨어진 상태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 10일 바이지선저우 등 5개 중국 기업이 외국회사문책법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들 종목을 '예비 상장폐지 명단'에 올린 것을 계기로 중국 주식 투매 현상이 가속화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미국은 자국 회계 감독기구인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가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회계를 직접 조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중국은 국가주권을 앞세워 자국 기업들이 PCACB 감사에 직접 응하는 것을 제한해왔다. 이에 미국은 2020년 말 자국 회계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외국 기업을 증시에서 퇴출할 수 있도록 규정한 외국회사문책법을 도입해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지정학적 긴장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중국 빅테크들에 대한 미국의 규제가 풀어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중국 주요 도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봉쇄된 것도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선전시가 전면 봉쇄되면서 애플 공급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선전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폭스콘 선전 공장 가동중단 여파로 애플 주가는 2.7% 하락했다. 스카이웍(-5.47%), 쿼보(-4.06%), 퀄컴(-7.25%) 등 관련 부품주도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선전시는 중국 주요 제조 및 기술 중심지라는 점을 감안 이번 봉쇄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을 야기시켜 반도체 칩 부족 장기화 우려로 테슬라(-3.64%), 포드(-1.87%) 등의 부진을 야기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 금융시장 흐름 급락세로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증시와 뉴욕 상장 중국 기업들의 급락 원인을 △중국 역시 고유가에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과 △기대에 못 미치는 경기부양 속도와 강도 △중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확산 △유럽계 자금 이탈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중 관계에 대한 미국의 강한 견제 및 불만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먼저 중국 역시 고유가에 자유롭지 못하다. 중국은 여전히 원유 순수입국이라는 점에서 유가 급등 및 원자재 가격 급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경제구조다. 글로벌 공장 역할을 여전히 담당하고 있는 중국 제조업 입장에서 원자재 가격 급등, 즉 비용 상승은 채산성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문제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경기부양 속도와 강도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 및 전인대를 전후로 추가 경기부양책 실시가 기대되었지만 중국 정부가 별다른 부양정책은 발표하지 않았고 강한 부양의지도 보여주지 않으면서 시장에 실망감을 던져줬다. 박 연구원은 "특히 미 연준이 3월 FOMC 회의에서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 확실시 되고 있어 통화정책 차별화 측면에서도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실시 시점을 실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짙어진다"고 지적했다.
중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확산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차질 해소 지연과 더불어 중국 경기의 추가 둔화 압력 확대 가능성도 나온다. 특히 선전시가 포함된 광동성의 경우 중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10%를 상회할 정도로 중국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함은 물론, 글로벌 공급망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자칫 러시아와의 갈등 전선이 미중 갈등을 더욱 증폭시키는 도화선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제기했다. 그는 "미중 패권갈등, 중국 테크 규제에 이은 우크라이나 사태발 신냉전 분위기가 중국 경기와 금융시장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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