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쓰고 소통하는 청년주택에 살아요”

2022-03-31 11:00:11 게재

LH 청년 매입임대 인기

올해 4800호 공급예정

대학 입학과 동시에 서울로 올라와 곧장 기숙사 생활을 시작한 박재우(28)씨. 성향이 다른 룸메이트와의 한방살이가 매우 불편했다.

고민 끝에 1년 만에 기숙사 생활을 접고 2015년부터 자취를 시작했다. 일반 자취생활은 기숙사와 크게 달랐다. 무엇보다 임대료 부담이 컸다. 집에서부터 학교까지 거리 외에는 따져볼 것 없이 최대한 저렴한 방을 구해야 했다. 또 매년 더 값싼 방을 찾아 옮겨다닐 수밖에 없었다.

"연례행사처럼 11~12월이면 아버지와 함께 집을 보러 다녔죠. 주로 부동산 중개앱을 활용했고 LH 홈페이지는 가끔 들어가보는 정도였어요.”

박씨는 졸업을 앞둔 2020년 청년 임대주택이 생긴다는 소식을 들었다. 입주요건에 맞는 자산과 소득 등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첨부해 신청했다. 한달쯤 지나 대기번호 6번 예비입주자로 선발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박씨는 “자취 생활이 길어질수록 멀게만 보였던 학교 앞 신축 원룸에 드디어 가까워진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박씨가 입주하게 된 주택 '안암생활'(서울 성북구 안암동 소재, 122실)은 원래 도심에 위치한 호텔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장기간 비어있던 관광호텔을 LH가 매입해 청년주택으로 리모델링했다. 안암생활은 대학생(입학 및 복학 예정자 포함)이나 취업준비생(고등학교 대학교 등을 졸업 또는 중퇴 2년 이내인 미취업자), 만 19~39세 청년이 입주할 수 있다.

31일 LH에 따르면 2021년 안암생활과 같은 기숙사형 청년주택을 포함, 전국적으로 청년 매입임대주택 약 9000호를 공급했다.

시세 40~50% 이하 수준의 임대료로 최장 6년간 거주할 수 있다. 보증금은 입주순위에 따라 100만~200만원으로 저렴하다. 청년주택은 주로 대학교 인근에서 거주하길 원하는 학생들이 선호한다. 기존 생활권을 유지할 수 있는데다 교통이 편리하고 공유시설도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지원자들은 입주신청 시 어떤 유형의 방을 원하는지 써서 제출해야 한다. 박씨는 자신이 희망했던 것과 같은 방을 배정받아 더욱 기뻤다.

2021년 1월 안암생활에 입주하면서 박씨는 보증금 100만원을 지불했다. 현재 매달 주거비용으로는 월세 30만원과 관리비 6만원을 내고 있다.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0만원 안팎인 민간 자취방 시세와 비교하면 아주 저렴하다.

박씨는 특히 “이곳의 '공유' 문화가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그동안은 매년 집을 알아보고 이사 다니느라 이웃과 교류할 여건이 안 됐다. 반면 안암생활에선 취미가 비슷한 사람끼리 소모임을 만드는 등 이웃과의 대화가 늘었다.

안암생활에는 공유 라운지·주방, 공용세탁실·서재, 코워킹스페이스 등 입주자를 위한 커뮤니티 시설이 구비돼 있다. 공유문화가 좋았던 박씨는 지난 1년간 커뮤니티 지원센터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입주민 편의를 위해 공간을 기획하고 지원하는 업무가 즐거웠다.

박씨는 LH 청년주택 입주경험을 더 많이 나누길 원한다. 청년들에게 좋고, 필요한 정책인데 아직도 몰라서 신청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청년 매입임대는 분기별로 입주가능 세대를 파악해 모집한다. LH는 올해 4800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LH 청년 매입임대의 신청자격 등 자세한 정보는 LH청약센터(apply.lh.or.kr), LH 콜센터(1600-1004)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병국 기자 bg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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