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여론조사와 보도, 뿌리부터 뜯어고쳐라
이번 대선은 여론조사기관들과 언론에 조종을 울렸다. 들쑥날쑥한 조사 결과에 엉터리 조사설계, 덤핑에 부정확한 ARS조사 남발, 비과학적이고 편향된 조사결과들을 마구잡이로 보도해 여론을 '조작'한 편파언론들의 행태는 '선진 한국'에 먹물을 뿌렸다.
대선결과는 0.73%p 차이 초접전이었다. 사실 선거일 전 열흘 정도 팽팽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엉터리 여론조사들을 마구 인용한 언론들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넉넉히 앞선 것처럼 보도해왔다. 여론조사를 보도할 수 없는 깜깜이 기간 중 예측조사를 한 회사들은 윤 후보의 3~8p% 승리를 예측해 망신을 샀다.
우선 ARS조사의 허구를 짚어본다. 이번 대선이 막판 초접전임을 빅데이터 분석가 가운데 제일 정확히 예측한 이는 전석진 국제변호사다. 그는 'HIF'라는 온라인 언급량 빅데이터 분석 모델을 운영해 클린턴과 바이든 당선 등을 명확히 예측한 바 있다.
그는 "엉터리인 ARS 조사는 미국처럼 언론이 보도하지 말아야 한다. 국민과 언론이 현혹되면 안된다"고 당부한다. 그 문제점으로 ①ARS는 과학적 조사의 기초인 응답률이 치명적으로 낮다(보통 5% 미만) ②표본추출에 심각한 오류(극단층이나 시니어 과다 표집) ③부동층 과소 반영 ④정치 고관여층만 답변 ⑤헐값 조사를 들었다. 흔히 연령별 목표할당도 무시된다. 선거 직전에만 나름 유효할 뿐이다.
응답률 최소 10% 이상 돼야 유의미
ARS조사는 미국여론조사협회(AAPOR) 기준으로 5%도 안되는 응답률을 보여 비과학성이 입증됐다. 전 변호사는 "적정 응답률로 미국에선 최소한 10%를 요구한다"며 "의미가 있으려면 무작위 원칙을 지키고, 비응답자의 경우 반복접촉(call back)을 통해 응답할 수 있게 해야 하며, 그렇게 못하면 비과학적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비응답편향 문제를 해결하려고 몇주에 걸친 반복접촉을 하는데, 한국의 ARS조사는 비용 최소화 차원에서 대부분 단 두번의 반복접촉을 한다"고 비판했다.
가장 최악은 'ARS+RDD(아무 전화나 걸기)조사'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국내 여론조사의 90%는 여기에 해당한다. 전화번호는 통신사의 안심번호를 유료 구매해야 나이 지역 성별 등을 속일 수 없고 편향이 없다. 아무 전화나 걸기는 '흰머리 청년'처럼 나이 지역을 속이는 응답이 가능해진다. 또한 핸드폰 아닌 유선전화에 전화하면 시니어 응답이 많다.
이번 대선엔 여론조사 회사가 90개나 난립해 흙탕물이 됐다. 지난 대선 당시 5~6개 중심 여론조사기관이 공정성 정확성을 경쟁하며 유권자들의 신뢰를 받았던 것과 차이가 난다.
최악은 ①ARS조사 ②비과학적 설계 ③RDD ④전문 분석원 부재의 4가지 조합이다. 언론이 절대 보도하지 못하도록 선거여론조사심의위와 기자협회 PD협회 등이 강제적 준칙을 만들어야 한다. 응답률이 20~30% 되는 조사결과만 보도토록 해야 한다. 기사에 응답률을 꼭 밝히도록 해야 한다.
"언론은 비과학적 여론조사는 보도하지 말아야 한다"는 기자협회의 선거여론조사보도준칙이 선언적으로만 있다. 국회에서도 '응답률 5% 미만 여론조사 공표금지법' 입법 시도가 있었으니 국회의 적극 추진을 촉구한다.
김춘석 한국리서치 여론조사부문장은 "'구매한 안심번호 100%에 면접원 조사' 방식이 가장 정확하다"고 강조한다. 안심번호에 연령·성별·지역 정보가 있어, 응답률 낮은 젊은층 등도 충분한 표본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조사의 신뢰성 타당성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샘플링 방식이라고 강조한다.
여론조사업계 해체수준의 재출발 필요
여기에 과학적 설문설계와 전문 분석원 보유가 필수다. 모두가 비용이 든다. 문제는 ①과학적 설계 ②통신사 구매 번호 100% ③면접원 조사 ④과학적 분석을 하면 조사 비용이 1회에 1500만~2000만원 든다는 것이다. 이게 부담스러우니 200만원에도 덤핑해주는 ARS+RDD 방식에 대부분 언론사들이 의존해 여론을 왜곡시키는 것이다. 여론조사업계는 존립을 걸고 해체수준의 재출발을 하라는 국민의 명령이다. 언론사들도 기자와 PD들에게 ARS+RDD 방식 가짜 조사 판별법을 가르치고 강제성 있는 보도준칙을 만드는 환골탈태를 하라. 뿌리부터 뜯어고쳐야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