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모욕하지 말라" … "검찰 아니면 조폭 활개"

2022-04-15 11:37:08 게재

경찰, 수사부담 우려· 논의 배제 불만

검찰 "중대 범죄 대응 공백, 국민 피해"

정치권과 검찰의 '검수완박' 논란에 경찰들의 불만도 쌓이고 있다.

최근 민관기 경찰공무원직장협의회 위원장이 페이스북에서 "더 이상 경찰관을 모욕하지 말라"며 검찰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검찰에서 "검찰이 수사를 안하면 조폭이 활개칠 것"이라는 식의 주장을 폈기 때문이다.

경찰공무원직장협의회는 경찰의 노조 격인 단체. 민관기 위원장은 "검사들은 수사권이 박탈되면 능력 없는 경찰이 사건을 말아먹고, 국민들은 엄청난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오만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반대로 수사부담에 대한 불만도 나오고 있다.

조직의 숙원인 '수사권 독립'이 완결될 수 있지만, 현실화되면 일선 업무 증가 등 혼란이 불가피해 보여서다. 일단 경찰 지휘부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안건이 상정돼 공식 입장을 요구하기 전에는 어떤 입장도 내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15일 경기 남부지역 경찰서 수사 담당 간부는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정쟁으로 인해 수사권 조정이 세밀하게 안돼 여러가지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것이 '검수완박'이 불가한 이유로 꼽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민관기 위원장도 13일 경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 업무가 대폭 경찰로 이관됐음에도 검찰 인력은 단 한 명도 줄지 않았다"며 "수사권 조정으로 국민 피해가 늘어났다고 주장하는 검사들, 진정 사건처리 지연이 걱정된다면 검찰청 인력을 줄여 경찰청으로 이관하자는주장을 하는 게 사리에 맞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검찰을 향한 불만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검수완박 기조에 깔린 의도를 분석하며 정치권에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검찰에 비해 경찰이 권력을 훨씬 잘 따르지 않겠는가"라고 언론 인터뷰에서 발언한 것 등을 종합해보면 결국 정치권이 수사기관을 놓고 파워게임을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다.

한 경찰관은 "조직 입장에선 긍정적인 일이고 간부들은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라면서 "하지만 검찰 수사권 폐지가 경찰 수사업무 가중으로 직결되는 구조라 일선 직원들의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안전과 권리에 직결되는 수사권 조정 문제를 정파간 이해관계에 따라 사생결단식으로 처리해서는 곤란하다"면서 "여야는 말로만 국민을 위하지 말고 한자리에 모여 국민의 입장에서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내부망 폴넷에도 준비 없는 '검수완박'을 우려하는 취지의 글이 게시되고 있다. 한 작성자는 "수사는 사람이 하는 것이지만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절대 좋은 수사가 될 수 없다"며 "수사관 개인에게 독촉하는 것으로 모든 노력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조직의 현실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작성자는 "진정한 검수완박이 되려면 경찰은 최소 10년 전부터 경찰학교에 전담과를 만들어 수사경찰을 양성해야 했다"며 "최근 몇 년 동안 기회가 있었는데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했나"라고 밝혔다.

한편 대검은 15일 검수완박의 문제점을 질의응답 형식으로 설명하는 자료를 배포해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될 시 중대범죄 대응에 공백이 발생하고 공백을 메우는 기간 동안 국민들이 적잖은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되면 검사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 기록에 의문이 있어도 보완수사를 할 수 없게 된다고 강조하며 "경찰의 수사력이 부족하다거나, 불공정하게 수사했다고 생각해서 보완수사를 해주길 바라는 국민들의 의견은 모두 무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검사의 수사기능을 이전받으면 무소불위의 정보·수사기관이 탄생하게 된다"며 "특별사법경찰관이 위법하게 증거를 모으거나, 잘못된 판단을 해도 검사는 이에 개입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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