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래 농업강국 문 여는 '생명공학'
한국전쟁 휴전회담이 진행 중이던 1953년 4월, 영국의 왓슨과 크릭은 생명체의 유전물질인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밝혔다. 이 발견은 생명이 가진 비밀의 문을 활짝 여는 계기가 되어 DNA 재조합 제작기술과 차세대시퀀싱(NGS) 기술, 유전자 가위 등이 개발됐다.
이는 바이오 의약품 개발, 질병 진단, 인간의 유전체 지도 완성, 다양한 신품종 탄생 등 눈부신 성과로 이어졌다. 생명공학은 식품 농업 의약 에너지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삶을 더욱 안전하고 풍요롭게 변화시키고 있다.
생명공학 눈부신 발전으로 우리 삶 변화
지금 세계는 4차산업혁명이 변화시킬 미래가 화두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무인운송수단 3D프린팅 로봇공학 나노기술 등을 비롯해 합성생물학, 유전자 가위, 스마트 의료 등 생명공학기술이 여기에 포함된다.
농촌진흥청은 국제 협력 연구를 통해 벼 배추 한우 등의 유전체 지도를 완성한 후 지금까지 바이오그린, 포스트게놈다부처유전체사업 투자로 배, 양파 등 농작물과 가축, 곤충 등 50품목의 유전체 해독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해독된 정보를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품종판별용 분자표지와 신품종을 개발하고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여러 기능성과 농업적 특성 관련 유전자를 밝혔다.
미래에는 대용량 식물배양용기에서 식물줄기세포를 배양하고, 정보통신기술 기반의 지능형 농장에서 키운 식물을 이용해 각종 고부가가치 소재를 생산하는 등 농업은 전통적인 역할이었던 식량 생산에서 더 나아가 건강기능성 소재, 의약용 소재, 친환경 산업원료 소재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변모할 것이다.
이미 이러한 변화는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식물을 기반으로 동물이나 인간 질병을 예방하는 '그린백신'이나 질병 치료를 위한 의료용 단백질 개발이 한창이다. 그린백신이나 의료용 단백질은 동물세포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안전성이 뛰어나고 경제적이며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다.
농업, 식량위기 해결하는 미래산업 될 것
이스라엘 프로탈릭스사는 효소 결핍으로 생기는 유전병인 고셰병의 치료제를 당근세포에서 생산해 시판 중이고, 캐나다 메디카고사는 담배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해 지난 2월 사용 승인을 받았다. 한국의 한 기업도 돼지열병 치료제인 그린백신을 개발해 지난해 제주도에서 출시한 바 있다.
세계는 지금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해수면 상승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로 인해 식량생산과 공급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곧 인류는 한번도 본 적 없는 식량위기에 처하게 될지도 모른다. 가뭄 고온 저온은 물론 기후변화로 늘어난 새로운 병해충에도 잘 견디는 작물의 개발이 필요하며, 그렇기에 생명공학기술의 발전은 필수다.
우리나라에 생명공학이 소개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으나 현재는 바이오 관련 논문 편수로는 세계 10위권, 바이오의약품 특허 건수로는 세계 4위의 '바이오 선진국'이다. 관련 산업의 발전과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 확대가 이뤄진다면 우리 농업은 각종 고부가가치 소재를 생산하고 식량위기를 해결하는 미래 산업으로 전환될 것이며, 우리나라는 농업 강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