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이 손실보상으로 둔갑
인수위, 보상규모 숫자맞추기 꼼수 … 고정비 산정 업종현실 반영 필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통령선거 당시 '손실보상의 소급적용' '실질적인 보상' 등을 공언했다. 윤 당선인은 문재인정부의 코로나19 대응과 소상공인 피해보상에 대해 '찔끔 보상' '언 발에 오줌누기' 등으로 비난했다.
2월 26일 페이스북에 "특별한 희생을 한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 실질적인 보상을 약속드린다"고 올렸다. '50조원 이상의 재정자금을 확보해 정당하고 온전한 손실보상'은 대선공약집 맨 앞에 자리했다.
하지만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의 '온전한 손실보상' 주장은 희망고문이었다. '온전한 손실보상'은 원래 불가능했다. 윤 당선인도 손실보상법의 소급적용 한계를 알고 있었다.
현재로선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1월부터 2021년 7월까지 발생한 손실은 보상받을 수 없다. 법을 개정해야만 소급적용으로 온전한 손실보상을 할 수 있다.
1월 18일 소상공인연합회 신년인사회에서 윤 당선인은 "국민의힘은 소급적용이 제외된 반쪽짜리 손실보상이 아니라 소급적용은 물론 인원제한에 따른 피해와 폐업을 지원하는 법안을 발의했다"며 민주당에 조속한 처리를 주문했다.
2월 21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김기현 원내대표는 "손실보상 소급적용 관련 법률 개정을 3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자고 더불어민주당과 구두 합의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개정안 발의 이후 국회입법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당시 소급적용에 부정적이던 정부와 여당을 향해 쓴소리 한마디 없었다.
◆인수위 계상방식, 현정부와 비슷 = 26일 소상공인업계와 전문가에 따르면 인수위 보상기준과 계상방식도 현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인수위가 제기한 손실보상 제도 문제점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우선 재난지원과 손실보상 성격이 명확하지 않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정부는 집합금지나 영업제한 업종에게 지급된 재난지원금을 손실보상에 포함하고 있다. 재난지원금이 정부 행정조치로 인한 피해보상 성격의 손실보상금으로 둔갑한 것이다. 행정조치 제외 업종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인수위가 28일 발표할 '소상공인 지원안'에도 여전히 손실보상금에 재난지원금을 포함해 계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정부와 인수위가 온전한 손실보상이 아니라 숫자맞추기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인수위 관계자도 "현재 정부지원이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지원인지, 경기침체에 따른 지원인지, 정부의 행정조치에 따른 피해보상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실보상금 산정기준도 문제다, 현재 손실보상금에는 고정비 중 인건비와 임차료만 포함하고 있다. 고정비용에는 인건비 임차료 이외에도 통신비 수도광열비 전력비 감가상각비 지급수수료 등 다양하다.
산정기준은 소상공인 현실과 업종 차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24시간 영업하는 PC방의 손익계산서(2020년 기준)를 살펴보면 직원 급여(241만원)보다 고정비에서 제외된 전력비(2095만원)와 통신비(636만원), 지급수수료(4380만원)가 훨씬 많다.
삼겹살 식당(2021년 기준)도 통신비(168만원) 전력비(568만원) 광고선전비(585만원) 지급수수료(1127만원)가 인적용역비를 포함한 급여(1130만원)에 버금가는 규모다. 노래방의 경우 신곡구매 비용 비중도 무시하지 못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보상금 산정기준을 그대로 둔 채 손실보상 보정률을 현행 90%에서 100%로 올린다고 해도 온전한 손실보상이 불가능하다"고 공감했다.
◆윤 당선인에 실망감 확산 = 현직 소상공인단체장은 "인수위와 국민의힘은 기대감만 잔뜩 심어놓고 이제와 지키지 않고 있다"며 "소상공인들 사이에서 윤 당선인에 대한 실망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소상공인들은 '온전한 손실보상'을 받아 낼 태세다.
3월 4일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대는 2020년 4월부터 2021년 7월 전까지의 집합금지·영업제한으로 인한 손실을 소급 보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소급적용을 배제한 손실보상법 부칙 제2조가 위헌이라는 위헌심사 청구도 동시에 제기했다.
헌법 제23조 3항은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김기홍 소상공인연합회 손실보상비상대책위원장은 "코로나19 극복에 소상공들이 크게 희생했다"면서 "소급적용으로 온전한 손실보상이 이뤄져야 앞으로도 소상공인들이 국가재난에 적극 동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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