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윤석열정부 에너지 정책방향·중점과제
'탈원전 폐기'이어 탈석탄 변화 예고
"탄소중립 약속은 절대 준수" … 전력수급 봐가며 석탄발전 합리적 감축
윤석열정부가 에너지정책의 대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문재인정부가 추진해온 탈원전 폐기 선언에 이어 탈석탄 방침도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다만 국제적 약속인 탄소중립 실현원칙은 절대적으로 준수한다는 입장이다.
◆석탄발전 '휴지보전'도 검토 =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는 28일 '에너지 정책 정상화를 위한 기본 방향과 5대 중점 과제'를 발표했다. 기본 방향은 △원전과 신재생에너지의 합리적 조화 △공급확대 위주에서 수요정책 강화로 전환 △에너지 시장 기능 정상화로 설정했다.
5대 중점 과제는 △실현가능한 탄소중립과 에너지믹스 △시장기반 수요 효율화 △신성장동력으로서 에너지산업 △튼튼한 자원안보 △따뜻한 에너지전환 등이다. 이중 가장 주목되는 과제는 '실현가능한 탄소중립과 에너지믹스'다.
인수위 경제2분과 박주헌 전문위원(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제적으로 약속한 탄소중립 목표는 존중하되, 실행방안은 실현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원전의 계속운전(수명연장), 이용률 조정 등으로 2030년 원전발전 비중을 상향한다는 구상이다. 탈원전 폐기와 관련된 이 내용은 앞서 수차례 언급된 부분이다.
인수위는 이와 함께 탈석탄 방침의 변화도 예고했다. 석탄·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은 재생에너지 보급 추이, 전력수급, 계통 안정성 등을 충분히 고려하며 합리적으로 감축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일명 석탄발전의 '질서있는 퇴장'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석탄발전 감축 방향은 바뀐 게 없다"며 "다만 재생에너지가 계획대로 보급될지, 원전의 이용률 증가도 예상대로 실현될지 등 전력수급에 불확실성이 산재해있다. 이를 확인하며 전력수급 안정을 고려해 석탄발전 폐지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석탄발전의 LNG전환도 주민수용성 등을 고려하면 간단한 일이 아니다"며 "석탄발전을 무조건 폐지하는 게 아니라 휴지보전(비상시를 대비해 최소한의 유지관리 상태를 유지하는 것)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수립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석탄발전 발전량 비중은 2019년 40.4%에서 2030년 29.9%로 감소한다.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에서는 2030년 석탄발전 비중을 22%로 더 낮췄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30%로 대폭 늘렸다. 이 부분이 현실화되지 않을 경우 전력수급에 차질을 빚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살펴가며 석탄발전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전기요금 연료비연동제 이행" = 인수위는 '시장 기반 수요 효율화' 부문에서 한전 독점 판매 구조 개방과 전기요금 체계 개편을 새롭게 제시했다.
박주헌 전문위원은 한전이 지난해 5조9000억원의 사상 최대 규모 적자를 기록한 데 대해 "잘못된 전기 가격 결정 정책 관행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하고 "전기요금을 독립적으로 원가주의에 입각해 결정하는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수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연료비연동제를 충실히 이행하되, 중장기적으로 전력공급 총괄원가가 전기요금에 반영되도록 원가주의 요금원칙을 확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료비연동제는 국제유가와 연계된 요금체계이지만 재생에너지 공급비중이 늘어나면 고정비 등 원료비 외 비용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에 총괄원가를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전력구매계약(PPA) 허용범위 확대 등을 통해 한국전력이 독점 판매하는 구조를 점진적으로 개방하기로 했다. 현재 일부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한전을 거치지 않고 판매사업자에 직접 판매하는 구조를 확대하는 방안이다. 이렇게 되면 IT기술을 활용해 재생에너지 변동성(간헐성)을 보완하는 수요관리 전문 벤처기업들이 많이 생겨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외에 기저전원·저탄소전원(수소 등) 대상 계약시장, 보조서비스 시장 도입 등 전력시장 다원화를 추진하고, 경쟁 기반의 전력시장을 강화하기로 했다.
◆글로벌 신규 원전 20% 수주 = 윤석열정부는 원전 산업 생태계를 복원해 수출 산업화에 나서고, 태양광 풍력 수소 등은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인수위는 "한미 원전 동맹을 강화하고, 해외에서 원전 10기 수주를 목표로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원전수출 추진단도 신설한다.
인수위 관계자는 "수요조사를 해보니 2030년까지 글로벌시장에서 새로 발주될 원전이 약 100기에 달했다"면서 "러시아와 중국물량을 제외하면 약 50기 정도 되는데 이중 20%(10기)를 우리가 수주하도록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경쟁력을 분석·고려해 보급하기로 했다. 연구·개발과 실증을 확대함으로써 재생에너지 산업 경쟁력 강화를 도모한다. 수소는 생산 방식을 다양화하고 해외 수소 생산기지를 확보해 국내외 청정 수소 공급망을 구축하고, R&D 강화로 경쟁력을 강화한다.
이와 함께 자원안보 범위를 핵심 광물까지 확대한다. 실행방안으로 국가자원안보 컨트롤타워와 같은 새로운 민관 협력 자원안보 체계와 법제도를 만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