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당파성 없는 포털정책을 기대한다

2022-05-04 11:03:15 게재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2일 '포털 뉴스서비스의 신뢰성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정책방향'을 발표했다.

△가짜뉴스 확산 방지를 위한 '(가칭)알고리즘 투명성위원회' 설치 △뉴스제휴평가위원회 법제화와 투명성 강화 △기사 아웃링크 단계적 추진 △유튜브 등 콘텐츠사업자 영상물 차단조치 개선 등이다.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뉴스플랫폼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인수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네이버·카카오의 하루 평균 이용자는 8082만명에 달한다. 네이버 카카오 유튜브 등이 차지하는 '사회 여론에 대한 매체 영향력'은 이미 신문·방송과 대등하거나 오히려 뛰어 넘었다. 대상을 젊은층으로 좁히면 영향력 수치는 훨씬 더 높을 것이다. 이 외에 포털은 온라인 뉴스 유통 플랫폼을 바탕으로 '언론 위의 언론'으로 군림한다는 지적을 받을 정도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새정부 정책은 십분 공감이 간다. 오히려 훨씬 전에 했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포털에 대한 새정부 정책이 순수한 의도만 있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혹여 정책방향이 '포털을 길들이기 위한 당파적 목적이 배경은 아닐까'하는 의구심 때문이다.

기자가 의심을 품는 것은 이명박정부가 들어선 2008년의 경험이 있어서다. 새정부 주요 인물들이 이명박정부 인사들이라는 사실도 한몫 거든다. 이명박정부 출범 직후 우리 사회는 △인터넷실명제 강화 △인터넷사업자에 대한 임시조치 의무화 등을 놓고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우여곡절 끝에 제도화됐지만 아직도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해친다는 주장이 있다.

어쨌거나 포털이나 영상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정보의 내용과 관련한 규제는 신중하지 않으면 오해를 살 수 있다. 투명성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내부를 들여다보겠다는 것으로 읽힐 수 있어서다. 발표 내용 중 알고리즘 투명성위원회 설치나 영상물 차단조치 개선 등이 그런 지점이다.

이에 대해 정책을 발표한 박성중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는 "여러차례의 간담회와 치열한 토론을 거쳐 방안을 마련했다"며 "오직 국민의 기준으로 들여다보고 고민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인터넷업계 관계자들조차 새정부 정책 평가에 인색하다. 업계의 한 인사는 "여야를 막론하고 포털에 대한 정책은 정치적으로 뭐가 유리한지를 고민하기 바쁜 것 같다"며 "포털 관련 논의는 이용자가 어떤 걸 원하는지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했다.

새정부의 포털에 대한 관심이 뉴스서비스에 국한되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포털을 포함한 플랫폼 사업자의 갑질을 규제하기 위한 논의는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순식간에 사라졌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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