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강남구청장 공천다툼 '점입가경'
2022-05-13 11:22:12 게재
당 지도부, 경선 '없던 일로' … 경선 1등 서명옥 반발
강남구청장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서명옥 후보(전 강남구청 보건소장)는 13일 "강남구민과 당원들은 경선절차에서 저 서명옥에게 가장 많은 지지를 표했고, 이를 통해 '저를 국민의힘 강남구청장 후보로 세워야 함'을 분명히 해줬다"며 "그럼에도 서울시당 공관위는 경쟁 예비후보의 그릇된 주장에 경도된 나머지 후보 추천 결의를 미루기만 했고, 최고위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저를 공천심사에서 배제하고 이미 컷오프된 조성명을 전략공천하겠다는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서 후보는 "서울시당 공관위와 최고위에게 다시금 강남구민과 당원들의 뜻을 분명히 고지하고, 신속히 그 뜻을 따를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경선 결과대로 자신을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앞서 전날 최고위는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서 후보를 배제하고 1차 경선에서 컷오프됐던 조성명 전 강남구의회 의장을 전략공천하기로 했다. 2차 경선에서 맞붙었던 서 후보와 이은재(전 국회의원) 후보 간에 다툼이 끊이지 않자, 경선 결과까지 '없던 일'로 하면서 제3자를 공천하기로 한 것이다. 이 후보는 경선에서 패한 직후, 서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는 문자메시지를 뿌렸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서 후보도 최고위 결정에 반발하며, 12일 오후 서울 남부지법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가처분신청이 인용되면 무소속 출마하겠다는 의지다.
최고위가 경선 결과까지 뒤집어가며 조 전 의장을 공천하려고하자, 당 안팎에서는 그 배경을 놓고 각종 의혹이 제기됐다. 이준석 대표는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조성명이라는 분을 본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며 "조성명이라는 분을 추천한 것은 다른 분"이라고 밝혔다.
강남구청장 공천 경쟁은 이미 과열조짐을 보여왔다. 일부 후보가 종교계 유력인사의 노골적인 지원을 업고 공천을 시도하면서 당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공관위 관계자는 "A후보가 종교계 유력인사를 앞세워 공천을 시도하면서 공천 파열음은 이미 예고됐다"고 전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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