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28조 흑자 … 소프트뱅크 17조 적자
공급망 위기서 엔저로 최대 실적 … 쿠팡 등 투자한 기업가치 폭락
일본 기업 작년 실적 발표
소프트뱅크는 12일 2022년3월기(2021년4월~2022년3월 회계연도) 연결결산 발표를 통해 지난해 1조7080억엔(약 17조8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SBG는 2020년 4조9879억엔(약 49조9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역대 일본기업 최고 실적을 올렸지만 1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보인 것이다. 지난해 SBG의 적자는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이 2003년 기록한 일본 기업 역대 최대 적자(2조3771억엔)에 이은 두번째 규모이다.
SBG의 지난해 실적 악화는 그룹내 투자회사인 비전펀드의 손실 때문이다. 비전펀드는 세계적으로 다수의 기업에 투자를 하고 있는데 쿠팡의 기업가치가 급락하면서 1조6000억엔, 중국 차량 공유업체 '디디'(-9000억엔) 등 총 3조7000억엔 규모의 평가 손실을 봤다. 손정의 SBG 회장은 12일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금의 상황은 버티는 것이 최고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면서 당분간 공격적인 투자는 자제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이에 앞서 도요타는 11일 2022년3월기 연결결산 기자회견을 통해 2조8501억엔(약 28조500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도요타의 지난해 순이익 규모는 2020년 소프트뱅크그룹이 거둔 4조9879억엔(약 49조9000억원)에 이은 일본 기업 역대 두번째 수준이다. 제조업으로는 도요타의 2017년 순익(2조4939억엔)을 4년 만에 넘어선 사상 최대 규모이다. 도요타의 지난해 매출은 31조3795억엔(약 313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2조9956억엔으로 집계됐다.
도요타의 역대 최대규모 실적에는 급격한 엔저도 영향을 미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2일 "달러당 115엔에서 130엔 수준의 추세를 계속 보인다고 가정하면 도요타는 환율이 1엔 상승할 때 450억엔의 영업이익 효과를 낸다"면서 "전년도 6100억엔의 엔저 효과를 본 것으로 추산돼 지난해는 단순 계산으로 1조4000억엔의 추가적인 이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도요타는 지난해 반도체를 비롯한 각종 부품 가격의 급등으로 원재료비가 1조4500억엔 추가로 들어갔다. 내부적으로 원가개선을 위한 이른바 '카이젠'(개선) 활동을 벌였지만 급등하는 원재료 가격을 감당하기는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도요타는 올해 실적은 지난해에 못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곤 겐타 도요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1일 기자회견에서 "과거에 전례가 없을 정도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위기감을 드러냈다고 일본 언론은 해석했다.
도요타는 올해 실적과 관련 1070만대의 글로벌 판매대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매출 33조엔, 영업이익 24조엔을 목표로 제시했다. 순이익은 2조2600억엔 규모로 올해보다 20% 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일본 주요기업은 최근 잇따라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SMBC닛쿄증권은 일본내 상장기업 1323개사 가운데 11일까지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577개사를 종합한 결과, 33조5000억엔(약 335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대비 35.6%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7.9% 늘어난 500조4000억엔(약 5004조원), 영업이익은 44.8% 증가한 37조2000억엔(약 372억원)으로 추산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기업의 역대급 실적의 배경으로 엔저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13일 "2021년 9월까지 달러당 110엔 전후의 추이를 보였던 환율이 올해 3월에는 달러당 120엔까지 하락했다"면서 "수출기업과 해외직접투자 기업에게는 엔저가 순풍으로 작용했고, 일부 상사 기업의 경우 우크라이나 사태 등 자원가격의 상승도 실적 개선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