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이준석 충돌 … 24일 당 윤리위서 판가름
정진석 "대표 측근 분당을 배치, 정도 아냐"
'당권과 총선 공천권' 둘러싼 힘겨루기 해석
윤리위 징계 여부에 '이준석 운명' 갈릴 듯
6.1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윤핵관(윤석열측 핵심관계자)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연일 충돌하고 있다. 차기 당권과 2024년 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힘겨루기로 해석된다. 양측의 충돌은 24일 이 대표에 대한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결론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6일 국민의힘에서는 윤핵관과 이 대표측 사이에 거친 공방이 벌어졌다. 이 대표가 총선 공천안을 논의할 혁신위 구성을 선언한 뒤 우크라이나로 떠나자, 윤핵관측에선 이 대표를 거세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과 가까운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이 자기정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혁신, 개혁, 변화도 중요하다. 하지만 굳이 우선순위를 따진다면 윤석열정부에 보탬이 되는 여당의 역할을 먼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공개비판했다. 이 대표는 "어차피 기차는 간다"며 반박했고, 이 대표 측근은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린다'"며 정 부의장을 겨냥했다.
윤 대통령 측근들과 이 대표의 충돌은 당권과 공천권을 둘러싼 힘겨루기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의 심중을 대변한다는 윤핵관은 국민의힘이 좀 더 국정을 뒷받침하는 여당으로 거듭 나기를 원한다. 이를 위해 윤핵관이 빠른 시일내에 당권을 잡고 2024년 총선 공천에서 '윤심'을 더 많이 반영하기를 바란다. 국민의힘에 '윤석열 색깔'을 더 짙게 칠해야한다는 구상이다.
이 대목에서 이 대표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 대표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다. 이 대표는 지난 4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당연히 내 임기를 채울 것"이라고 확인했다. 윤핵관 바람과 달리 임기 전에 당권을 내놓을 생각이 없는 것이다. 이 대표는 혁신위를 통해 새 공천안을 만들려 하고 있다. 윤핵관이 생각하는 '윤심 공천'을 원천봉쇄하겠다는 계산으로 읽힌다. 윤핵관측 인사는 7일 "이 대표가 차기 대표가 하게 될 총선 공천까지 미리 손대는 건 분명한 월권"이라며 "공천안은 다음 대표가 만들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 부의장은 7일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의 행보를 거듭 비판하면서도 자신이 이 대표를 흔드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해석을 경계했다. 정 부의장은 "공천혁신위를 한다면서 당 대표 측근인 정미경 최고위원을 분당을 지역에 배치하는 것은 혁신도, 정도도 아니고 공정과 상식에도 어긋난다"며 "이 대표를 끌어내리려는 발상 자체를 해본 적도 없고, 내 향후 거취를 위해 촌평을 캠페인으로 이용할 생각도 없다. 당의 최고참으로서 그저 필요한 때, 필요한 의견을 얘기할 뿐"이라고 밝혔다.
양측의 충돌은 24일 윤리위 결론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윤리위는 24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 대표의 징계건을 논의한다. 앞서 보수단체들은 이 대표가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며 이 대표를 윤리위에 제소했다.
만약 이날 윤리위가 이 대표에 대한 징계를 결정한다면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는 매우 곤궁스럽게 된다. 조기사퇴 압박에 내몰리게 될 것이다. 이 대표가 조기사퇴하면 윤핵관 바람대로 조기전당대회를 통해 새 대표를 뽑게 된다. 새 대표로는 윤핵관 의원들이 유력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7일 "윤리위는 징계를 위해 열리는 부서이지, 면죄부를 주기 위한 곳이 아니다"며 이 대표에 대한 징계 가능성을 점쳤다.
반면 이 대표가 주도한 혁신위에 합류한 천하람 혁신위원은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만약에 윤리위가 어떠한 결정을 내린다, 특히 확실한 사실관계에 대한 파악이나 증거 없이 당 대표를 징계하는 결정을 내린다고 하면 말 그대로 민주적으로 선출된, 게다가 대선과 지방선거라는 큰 선거 두 번을 이긴 당 대표를 윤리위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내쫓는 결과가 되는데 그거는 우리 정당사에 있지도 않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징계 가능성에 강하게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