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지사, 안방에서 졌다
2022-06-08 10:55:49 게재
도청 신도시 예천 호명면서 패배 … 정주여건 미흡·대구 통합에 불만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결과에 따르면 6.1지방선거 후보등록일 직전까지 무투표 당선도 예상됐던 이철우 국민의힘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후보와 1대 1 대결에서 압도적인 표차이로 당선됐다. 이철우 후보의 득표율은 77.95%이었고 임미애 후보는 22.04%였다.
하지만 이철우 후보가 경북지역 읍면동별 선거구 가운데 유일하게 임미애 후보에 진 곳이 있는데 그 곳이 바로 경북 예천군 호명면이다.
이 지역은 경북도 청사가 옮기면서 급성장한 신도시인데다 경북도청 직원들이 대부분 거주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주민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호명면의 인구는 경북도청 이전과 함께 급증해 3월 주민등록기준 인구는 1만9785명이다. 이는 영양군 전체인구 1만6000여명보다 많다.
이철우 후보는 예천군 전체에서 2만150표를 얻었고 임미애 후보는 8371표를 획득했으나 예천군 호명면에서 임미애 후보는 3128표를 얻어 3066표를 획득한 이철우 후보를 이겼다.
6.1지방선거의 예천군 호명면 전체 선거인수는 1만3087명이고 이 가운데 6317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지난 2018년 7회 지방선거에서도 이철우 후보는 호명면에서 더불어 민주당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철우 자유한국당 후보는 2115표을 획득했고 오중기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103표를 얻었다. 경북 안동 출신 바른미래당 권오을 후보와 정의당 박창호 후보가 출마해 4파전으로 진행된 7회 지방선거의 호명면의 선거인수는 7446명이었다.
경북도 청사가 대구에서 안동으로 이전하기 전인 2014년 6회 지방선거에서 김관용 새누리당 후보는 호명면에서 1345표를 얻고 오중기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114표를 얻는데 그쳤다. 당시 호명면의 선거인수는 2206명에 불과했다.
경북도의 한 직원은 "전체 유권자의 80%에 육박하는 지지율로 당선된 이철우 지사가 경북도청 공무원과 그 가족이 집단적으로 거주하는 호명면에서 상대 후보에 진 것은 이변"이라며 "정주여건 부실에 대한 불만이 도청 직원·가족과 신도시 주민들의 표심으로 나타났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호명면에 거주하는 도청직원과 가족은 1500여명 정도에 불과해 전체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는 없다"며 "호명면과 인접한 안동시 풍천면에서도 임 후보가 선전한 것을 보면 이철우 지사가 추진한 대구경북통합에 대한 거부감이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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