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판 '소부장' 정책 만들어야

2022-07-01 11:08:00 게재

과기정통부 현장간담회 … 박윤규 차관 "SW는 사스(SaaS)"

"국내 소프트웨어(SW)기업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반도체 소부장'처럼 특별한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클라우드보안인증(CSAP)은 아파트가 이미 대세인데 정부가 강제로 단독주택을 지으라는 격이다."

박윤규(왼쪽 두번째) 과기정토부 제2차관이 지난달 30일 '제2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 에 참석해 소프트웨어기업 성장지원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지난달 30일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이 진행한 SW 전문기업들과 진행한 '제2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에서 쏟아진 업계 목소리다.

이날 간담회에는 조준희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회장, 유석환 로킷헬스케어 대표, 임진석 굿닥 대표, 장지호 닥터나우 대표, 곽영호 한터글로벌 대표, 이선웅 클라우다이크 대표, 오영수 영림원소프트랩 부사장, 신성원 원투씨엠 부사장, 이상국 안랩 상무, 우경일 한컴인텔리전스 이사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국내 SW기업이 글로벌 수준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술 발전 뿐 아니라 적극적 해외시장 진출이 필요하다"고 공감했다. 또 해외 진출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효율적 지원 방안을 요청했다.

기업들은 우선 디지털 경제 패권국가 실현을 위해 정부가 글로벌 SW기술 선점이 가능한 유망 R&D 분야를 선별해 집중적으로 연구·개발하도록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석환 로킷헬스케어 대표는 "제조업 분야는 '반도체 소부창'처럼 국가에서 다양한 지원을 한다"며 "SW 분야에서도 이 같은 지원 제도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SW수출에 어려움을 주고 있는 전략물자관리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전략물자관리제도는 무기 등으로 전용될 수 있 물품, 소프트웨어 및 기술의 수출을 통제하는 제도다.

오영수 영림원소프트랩 부사장은 "전사자원관리(ERP) 프로그램을 수출하는 과정에서 경찰 조사도 받고 담당 직원은 기소 유예 처분까지 받았다"며 "설마 ERP가 전략물자에 해당되는 지를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객이 일주일 체험판을 쓰는 데도 승인를 받아야 한다면 현실적으로 수출에 어려움이 있다"며 "전략물자관리제도에 대한 구체적인 상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이 외에 CSAP의 부담 등을 해소할 수 있는 정부 정책 마련과 기술 지원을 건의했다.

이선웅 클라우다이크 대표는 "자원을 공유하자는 것이 클라우드 정신인데 CSAP는 이에 반하고 있다"며 "이제는 변화하는 상황을 반영해 제도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앞으로 정책을 구상할 때 SW는 사스(SaaS)다는 생각으로 하겠다"면서 "클라우드 방식에 맞지 않는 건 신속히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스는 SW를 클라우드 기반 인터넷을 통해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고성수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