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부터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시행

2022-07-05 11:59:13 게재

쥐꼬리 수익률 벗어날까

10월 중 첫 상품 나온다

300조원에 달하는 국내 퇴직연금시장에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도입된다. 디폴트옵션은 가입자가 운용 지시를 내리지 않으면 가입자가 사전에 지정한 상품, 포트폴리오에 따라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그동안 방치됐던 퇴직연금을 활성화하고, 1~2%대에 불과한 현재 운용수익률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5일 고용노동부와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사전지정운용제도의 주요 내용을 규정하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이 의결됐다. 이에 따라 12일부터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DC제도)와 개인형퇴직연금제도(IRP제도)에 사전지정운용제도가 도입된다.

퇴직연금 운영 경험이 풍부한 미국 영국 호주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퇴직연금제도에 디폴트옵션을 도입해 운영해 왔다. 미국은 2006년, 영국 2012년, 호주 2013년, 일본 2018년에 디폴트옵션을 도입해 운영하며 연평균 6~8%의 안정적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가장 기대를 모으는 점은 수익률 개선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퇴직연금 수익률은 1~2%대에 불과했다. 물가상승률에 비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수익률인 셈이다.

한편 퇴직연금사업자는 고용노동부 소속 심의위원회의 사전심의와 고용노동부장관 승인을 거쳐 사용자와 가입자에게 제시할 사전지정운용방법을 마련할 계획이다. 심의위원회는 고용노동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고, 전문성을 갖춘 퇴직연금 관련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구성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면서도 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양질의 상품만을 승인할 예정이다.

정부는 제도 시행 후 퇴직연금사업자로부터 신청을 받아 신속하게 심의 등 승인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며, 10월 중에는 첫 번째 심의위원회를 거쳐 승인된 상품이 공시될 예정이다.

이정식 고용노동부장관은 "지난 4월 도입된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와 적립금운용위원회, 12일 시행되는 사전지정운용제도를 빠르게 현장에 안착시켜 수익률 제고뿐 아니라 퇴직연금제도가 근로자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좋은 제도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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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한남진 이경기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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