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방도시, 메타버스 산업 경쟁 치열

2022-07-05 11:16:39 게재

항저우, 선전 등 전문위원회·연구소 등 설립 …의료·문화관광산업에 활용

메타버스의 잠재력을 내다본 중국의 지방정부들이 메타버스 산업을 향해 조용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2일 중국 21세기경제보도는 메타버스가 지역 경제에 새로운 발전 기회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 아래 우한, 허페이, 청두, 상하이 쉬후이구, 선전 푸톈구 등이 신년 업무보고서에 메타버스를 올렸고 많은 지역에서 관련 산업 계획에 메타버스를 포함시켰다고 보도했다.
지난 1월 중국 베이징에서 VR(가상 현실) 소셜게임 플랫폼인 vHome의 설립자인 판보항이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가상 모임에서 터치 컨트롤러를 사용해 사용자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메타버스는 인공지능, 디지털 트윈, 블록체인, 클라우드 컴퓨팅,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5G 등을 포함한 수많은 기반기술을 포함하는데 지난 수십 년 동안 이 기반기술 개발이 완료돼 메타버스의 잠재력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이 기반기술들과 메타버스의 결합은 거대한 메타버스 산업 체인을 형성할 수 있다.

메타버스 시장의 경제 규모 전망과 관련해 블룸버그는 2024년에 8000억달러의 시장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고, PWC는 2030년에 1조500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하이 등 장강삼각주 지역 '우위' = 2021년부터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메타버스 기술 및 관련 산업에 대한 계획을 내놓고 있으며 지방정부도 보조를 맞추고 있다. 상하이의 경우 메타버스를 14차 5개년(2021~2025년) 산업 발전 계획에 포함시켰고, 항저우는 메타버스전문위원회를 세웠으며, 선전은 메타버스 혁신연구소를 설립했다. IT기업 왕이(넷이즈)는 하이난의 싼야에 메타버스 산업 기지를 건설했다.

중국 내에서 메타버스 산업 활성화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지역은 상하이, 장쑤성, 저장성, 안후이성을 포괄하는 장강삼각주 지역이다. 메타버스 소비능력과 발전 잠재력 측면에서 상하이가 도시 환경, 산업 기반, 소비 기반, 산업 지배구조 등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고 여기에 장강삼각주 지역의 인재, 기술, 산업 분야의 체인형 구조까지 더해져 장강삼각주는 메타버스 발전에 있어 독자적인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지역들은 메타버스 산업 정착 속도를 높이기 위한 기업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항저우 위항구 미래도시는 지난 3월 XR 산업의 고도화를 독려하기 위해 10억위안(약 1936억원)에 달하는 XR 산업 기금 마련을 계획했고 광저우시 톈허구는 지난 5월 200억위안(약 4조원) 규모의 메타버스 연합투자기금을 출범시켰다. 6월에는 상하이가 100억위안(약 2조원)대 메타버스 신규 분야 산업 기금을 조성해 국제적인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선두기업 10곳을 육성한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

◆저장성, 메타버스 의료 분야에서 선두 = 21세기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정책 지원을 발표한 10개 성 15개 지방도시 중 많은 곳에서 메타버스 기술과 도시 특성을 결합해 문화관광과 같은 가상장면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광저우 황푸구는 '황푸'의 특성을 담은 상징적인 장면을 구축할 예정이다. 상하이 훙커우는 '와이탄' 메타버스 개발과 응용에 주력할 방침이며 쓰촨성 청두는 자오즈대로에 과학기술, 문화, 트렌드를 새롭게 다각화한 메타버스 생활소비 장면 메트릭스를 만들 예정이다.

헤이룽장성은 몰입형 비디오 프로그램(생방송), 메타버스 콘서트 등의 새로운 형식을 만들기 위해 성 전체에 비디오 공공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밖에 광둥성 차오저우는 최근 '공예미술 메타버스 부티크 박물관'을 열었다.

문화관광산업과 더불어 의료산업도 메타버스가 접목되는 핵심 영역이다. 메타버스 의료는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기반기술을 바탕으로 현실세계의 디지털화를 향한 첫걸음을 시작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저장성, 헤이룽장성, 상하이, 지난, 허페이 등지에서 의료를 메타버스 개발 산업으로 분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저장성의 성과가 가장 눈에 띄는데 최근 몇 년간 저장성은 AR엔진, 가상장면 건설, 인간-컴퓨터간 신형 상호 작용, 정신건강 및 의료, 자본 채널 등 메타버스 산업 트랙에서 일정 수준의 연구를 진행해 성과를 거뒀고 일부 회사는 IPO 및 자본 채널에 진입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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